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민주당 시의원들, 말레이 해외연수 가며 소주 40병 등 반입하다 공항 억류 당해

말레이시아는 정통회교도 국가, 입국자 1인당 주류 1ℓ씩만 허용
관세 물고 10여분 만에 풀려나… 국힘 경기도당 "국제적 망신 자초"
지난달 코타키나발루 해외연수를 다녀온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 연합뉴스, 용인시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 용인시의회 의원들이 말레이시아 해외연수를 가면서 술 수십병을 반입하려다 적발돼 현지 공항에 일시 억류됐다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맹공했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용인시의회 ‘용인특례시 관광발전을 위한 의원연구단체’는 지난달 15일 4박6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로 연수를 다녀왔다.

 

해당 단체는 민주당 시의원 9명으로 구성됐고, 연수에는 소속 시의원 8명과 공무원 6명 등 14명이 참가했다.

 

그런데 연수단은 출국 전 공동경비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소주 40병과 고급 전통주 4병을 사 캐리어에 나눠 담아 출국을 시도했다.

 

이들은 현지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하는 과정에서 소주 18병이 든 캐리어 2개가 현지 관세 당국에 ‘1인당 반입 허용 범위’ 초과로 적발됐다.

 

정통회교도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음주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입국자 1인당 주류 1ℓ씩만 허용한다.

 

연수단은 관세 4만원가량을 내고 입국 수속장에서 10분가량 억류 당했다가 공항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시의회는 초과 반입 시도한 주류에 관해 ‘현지 영사관 한국 직원들에게 선물하고, 일부는 마시려고 준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 용인시의원들은 이슬람권 국가를 방문하면서 상대국에 대한 이해도 없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을 통해 물의를 일으킨 시의원과 관계자들은 백배사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용인시의회 관계자는 “주류 적발 당시 연수단은 ‘문제가 된다면 버리고 가겠다’고 했으나 말레이시아 관세 당국 직원이 오히려 ‘관세만 내면 가져갈 수 있다’고 해 경미한 사항이라고 보고 4만원 정도가 되는 관세를 문 뒤 입국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과정이 어찌 됐든 해외연수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만큼 자체 논의를 거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민주당 시의원은 “언론에서 저희가 술 60병을 가져갔다고 하는데 60병은 아니었고 40병 정도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용인시의원들은 이들에 대한 윤리위 제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