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쇼크’가 아이폰15 출시와 함께 업계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던 애플에게 강력한 타격을 가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가까지 이틀 연속 크게 추락해 새 기기 출시의 기대감까지 덮어버리는 모양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2.92% 하락한 177.56달러(23만713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6% 떨어진 데 이어 3% 가까이 하락한 것. 한때 3조 달러를 넘어섰던 시가총액도 2조7760달러로 쪼그라들며 불과 이틀 만에 시총이 1897억 달러(253조원)나 날아갔다.
중국이 최근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만든 충격파다. 다수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애플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으며 이 같은 형국이 애플의 향후 전망에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아이폰 금지령’이 정부 기관을 넘어 국영 기업과 다른 공공 기관으로 더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기관은 직장 내에서만이 아니라 직원의 아이폰 사용 자체를 완전히 금지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중이라 충격파는 더 커지는 중이다.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대표하는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이 직격타를 맞았다.
FT는 “중국발 쇼크가 발생하기 전 많은 분석가들은 아이폰 15 출시와 함께 애플이 처음으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면서 “그러나, 투자자들이 매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운명에 대해 불안해하면서 애플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평했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생산량 4200만대로 15.4% 점유율을 차지하며 5390만 대를 생산해 19.8%를 차지한 삼성전자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그러나, 트렌드포스는 오는 12일 출시하는 아이폰15 시리즈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다면 애플이 오랫동안 지켜온 글로벌 시장 리더 자리에서 삼성전자를 몰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최근 판매량 둔화 탓에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던 애플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커지기 시작하며 주가도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애플 주가가 매년 9월 새 기기 발표를 앞두고 크게 상승했던 과거 사례도 이런 기대감을 키웠지만 중국발 쇼크로 오히려 주가가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