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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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왕 아니라 국민 머슴”… 尹에 날 세운 이재명

검찰 조사 하루 앞두고 尹대통령에 ‘대립각’
대북 유화기조 대신 강경책 꺼낸 점도 비판
“전쟁 위협이 서서히 우리 곁으로 오고 있어”
물·소금으로 버틴 열흘째 되는 날 檢 조사
李측, SNS에 검찰 출석 당일 동선 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단식 9일째를 맞은 8일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 국민의 머슴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 손으로 증명해 주자”고 했다. 현 정부를 ‘검사독재정권’이라고 주장하는 이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두고 재차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6번째 촛불집회에서 “국가권력은 국민에게 있는 것이고 그 권력을 행사하는 대리인들은 국민의 대리인, 위임받은 일시적인 권한 행사자들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단식 9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 촛불문화제'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또 정부가 유화적인 대북 정책 기조 대신 강경 기조를 택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전쟁의 위협이 서서히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국가안보란 전쟁을 해서 대량파괴와 살상을 겪은 후에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어야 하고, 그 이상의 진정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 대 강 대결로 군비 확장 경쟁을 하고 ‘우리가 이렇게 더 강력하니 너 항복해라’라는 식으로는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젊은 아들들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들이 요즘 입대 연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며 “안 그래도 부족한 병력자원이 점점 더 줄어든다는 말도 있다”고 했다. 그러고는 “우리 국민들이 왜 이렇게 국가 때문에 아니면 정권 때문에 불안해야 하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최근 ‘반(反)국가세력’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곤 “바로 내가 국가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 아니겠나”라며 “이거야말로 전체주의 아닌가”라고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거듭 “왕국에서 왕에 반대하는 자를 역적이라 불렀다. 그런데 권력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국민을 반역이라 부른다면 그들 자신이 바로 국가라고 생각하는 진정한 전체주의자 바로 그 자체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9일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 수원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해당 의혹은 이 대표가 국회의원·당대표가 되기 이전인 경기지사 재직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을 성사시키기 위해 쌍방울 그룹이 2019년 북한에 거액을 송금했는지 여부가 의혹의 핵심이다.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예정대로라면 이 대표는 단식 10일차에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 해도 열흘간 물과 소금만으로 버텨온 이 대표에겐 장시간의 검찰 조사가 체력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이 대표가 건강 이상을 호소할 경우 정상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청사에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표가 9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검 후문을 통해 출석할 것이라고 ‘개딸’(개혁의딸) 그룹 등 지지층에 예고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