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난 5일 “월요일마다 지하철에 타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여 만인 11일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지하철 시청역 2호선 승강장 양방향에서 ‘2024년 장애인권리예산 쟁취 및 오세훈 서울시장 혐오정치 고발 5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 선전전을 시작했다. 시청역에서 홍대입구역 방면으로 이동한 뒤 다시 시청역으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를 탄 전장연 활동가의 탑승에 시간이 걸리거나, 서울교통공사 측이 탑승을 제지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공사 측에 따르면 전장연 관계자들과 경찰 인력, 출근길 시민 등 인원이 몰리며 2호선 열차가 정차하는 등 성수 방면 내선 순환 열차가 10여분 이상 지연됐다.
전장연은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책임을 촉구하며 기다렸는데, 결국 오 시장은 7월부터 전장연을 폭력조장단체로 낙인 찍고 갈라치기 혐오정치를 시작해 시위를 재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중증장애인공공일자리 예산은 매년 줄고 장애인 탈시설 지원 예산도 부족하다며 예산 반영을 촉구했다.
단체는 “윤석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은 중증장애인을 국가가 나서서 꼼꼼하게 장애인거주시설에 가두는 예산을 강화하고, 전장연이 요구한 장애인 권리 예산은 표적 삼아 동결했다”며 “중증장애인 노동권을 보장하는 쥐꼬리만 한 예산마저 사업 자체를 폐지했다”고 주장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관계자들이 대화에 나설 때까지 월요일 출근길 시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전장연은 이날 지하철 탑승 시위가 끝난 뒤인 오전 11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 앞에서 ‘노동부장관 면담투쟁 선포’ 기자회견도 진행할 예정이다.
전장연은 앞서 지난 5일 서울 시청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2024년 예산안에 장애인권리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매주 월요일마다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23일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한 지 약 160일 만이었다. 그간 전장연은 서울시·기획재정부에 대화를 촉구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유보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