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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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기분상해죄’ 신조어 만든 與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갑자기 화를… 언행 가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정부 질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총선 출마하나”
한동훈, ‘그런 건 물을 게 아니다’ 반응…안민석, ‘그런 답변 태도가 문제’ 비판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총선 출마 여부를 물었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 국민의힘이 11일 ‘안민석 기분상해죄’라는 신조어를 하나 던져줬다.

 

김가람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정책을 논하는 대정부 질문에서의 첫 질문이 취지에 맞지 않는 도발이었다”며 “왜 자꾸 정치적 질문을 하면서 정치적 발언을 하냐고 공격하는 것도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동훈 장관이 도발에 넘어가지 않자 갑자기 화를 내더니 국민께 사과를 요구했다”며 “한동훈 장관이 무엇을 잘못했나, ‘안민석 기분상해죄’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안민석 의원의 언행을 돌아보면 참 가관”이라며 “지역구 민원인에게 욕설 문자를 보내고 국감 증인 면전에서 ‘듣보잡’이라 모욕했다”고 날을 세웠다.

 

전자는 2020년 오산시청사에 ‘버드파크’를 짓는 민간 투자자에게 안 의원이 ‘XXX가 답이 없네’라는 문자메시지 보낸 논란을, 후자는 이보다 앞선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을 놓고 ‘테니스계의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을 뜻하는 은어)’이라고 지칭한 일을 말한다. 안 의원은 메시지 논란에는 군대 후임에게 보낸 것이 잘못 보내졌다고 해명했었다.

 

김 최고위원은 계속해서 “안민석 의원은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자를 ‘방탄 제보자’라고 평가하며 흠집 냈다”면서 “조국 사태와 문재인 정부의 모순이 밝혀지게 해 안민석 의원의 기분 상해죄에 저촉되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망자를 팔아 돈벌이한 윤지오의 들러리를 서며 공익제보자로 포장한 사람으로서 할 말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안민석 의원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8일 대정부 질의에서 한 장관에게 “내년 총선 출마하느냐”는 첫 질문을 던졌고, 한 장관이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제 임무를 다하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정치는 하실 건가”라고 물었다. “그런 문제를 대정부 질의에서 물을 게 아니다”라며 “의원님은 출마하느냐”는 한 장관의 되받기에 안 의원은 “저는 한다”고 답한 후, 이어진 ‘잘 되시길 바란다’던 한 장관 반응에는 “그런 답변 태도가 문제”라고 바짝 날을 세웠다.

 

한 장관의 “건설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안 의원은 ‘한 장관처럼 국회의원들과 싸우는 장관의 모습을 본 적 없다’거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장관의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말로 받아쳤다.

 

한 장관의 ‘제가 판단해서 잘 답하겠다’는 말에는 “‘나는 나대로 할 테니, 너는 너대로 떠들어라’ 그건가”라면서, 안 의원은 국민에게 사과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를 ‘국민들이 실망할 질문’으로 규정한 한 장관에게 “국민이 두렵나”라며 물었고, 대치가 지속되자 “제가 사과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재차 응수했다.

 

안 의원의 공격에 한 장관은 “의원님께서 그런 말씀 하시는 거 국민들이 우습게 볼 것 같지 않나”라며 “민원인에게 욕설을 한 분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 태도를 논하는 안 의원을 국민이 수긍하지 못할 거라면서다.

 

안 의원은 1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의 질문을 둘러싼 비판에 “대정부 질의에서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한 법무행정에 관련된 질문뿐만 아니라 정치 이슈에 대한 질문도 할 수 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취지로 밝혔다. 한 장관이 도리어 도발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을 했다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저분이 총선에 출마할까 안 할까 그게 국민들이 굉장히 궁금해하실 것”이라면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대신해 먼저 질의를 던진 것”이라고 안 의원은 강조했다. 방송 말미에는 ‘특정 진영’ 지지만 받아서는 국가 지도자가 되기에 한계가 있을 거라며, 덕을 쌓고 남의 이야기도 경청하는 훈련을 해야 할 거라는 나름의 조언도 남겼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