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호랑이 한국(국제축구연맹 랭킹 28위)과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54위)는 아시아 대표 축구 강국으로 꼽힌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사우디는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두 팀의 상황은 좋지 않다.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사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한 이후 A매치에서 3무2패로 부진하다. 사우디 역시 월드컵 이후 1무5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반등이 필요한 아시아의 두 강호가 13일 오전 1시30분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다. 두 팀 모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데다가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벼랑 끝에 서 있다.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감독 스스로 잡음을 내고 있어서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대표팀보다 개인 일정과 사생활에 더 많은 관심을 둬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데뷔 후 승리가 없는 것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11월 시작하는 월드컵 예선과 2024년 초 아시안컵에 대비해 선수들을 점검할 좋은 기회이자 과정”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발언을 남겼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 때문에 사우디에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클린스만 경질론’까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우디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역대 전적에서는 4승7무6패로 한국이 밀린다. 가장 최근 열린 2018년 12월 친선 경기에서는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표팀의 사우디전 최근 승리는 2008년 11월(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 2-0 승)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다.
사우디도 한국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사우디는 로베르토 만치니(이탈리아) 감독 체제 아래 두 번째 경기다. 만치니 감독은 세리에A 인터밀란에서 리그 3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를 44년 만에 리그 1위에 올려놨다. 2020년엔 이탈리아에 유럽선수권(유로) 우승 트로피를 안긴 명장이다.
만치니 감독은 사우디 사령탑 데뷔전에서 코스타리카에 1-3으로 졌지만 사우디는 볼 점유율(61%)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앞서면서 희망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