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정상회담이 공식화됐다. 이번 회담은 4년 전 북한 비핵화 협상 때와 달리 러시아가 전쟁을 수행 중이고 북한이 전쟁준비를 외치는 와중에 성사됐다. 북·러관계의 신 르네상스를 열거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오후 8시쯤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에 의해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방문 기간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동지와 상봉하시고 회담을 진행하시게 된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출발 시간과 도착 예정 시간, 회담 일자, 수행인원과 주요 인사, 의제 등 자세한 방러 관련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오후 8시 북한 주민들이 보는 조선중앙TV 마감 뉴스에도 이 소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북한 밖으로 나오는 것은 4년 5개월 만이다.
타스·로이터·AP 통신 등은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12일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크레믈궁이 밝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러시아는 극동지역에서 대통령 참석 하에 진행하는 연중 최대 경제·외교 행사인 동방경제포럼을 10∼13일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앞서 우리 정보당국은 평양에서 김 위원장이 탄 열차가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차는 전날 오후 평양을 출발했으며 수해 피해와 낙후된 철로의 위험성 등으로 매우 느린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추측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북한 지역 내 이동 중에는 경호를 위해 공개하지 않는 만큼, 북한의 공개 시점은 북·러 국경 통과 후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이미 러시아에 도착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일정 공개 시점을 국경 통과시점으로 볼 경우 평양에서 함경도를 거쳐 접경지대인 러시아 하산에 이르기까지 24시간 이상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북·러회담은 12일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러를 향해 강한 경고를 이어갔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회담에서 북·러 간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 모두 스스로를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는 매우 절박하고, 이미 전략적 실패를 경험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무기거래는) 분명히 러시아의 자포자기 행위이고, 동시에 북한 입장에서도 이에 응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