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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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죽어가고 있다”…신간 ‘한국영화 죽이기’

2022년 12월 기준 ‘천만 영화’ 한국 감독은 16명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영화가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천만여명을 기록할 당시 감독의 나이는 36∼49세다. 이들 이후를 열어갈 신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다는 것이다.

 

배장수·권영락 / 넥스트월드 / 1만8000원

저자는 그 원인으로 ‘스크린(상영) 독과점’을 지목했다. “특정 영화들이 상영을 독과점, 여느 상업영화나 독립·예술영화들은 설 자리가 없다”면서 “영화의 미래를 선도할만한 젊은 인재들이 기회가 없는 이런 시장에 뛰어들겠느냐”고 묻는다.

상영 독과점은 도를 넘었다. 예컨대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개봉하는 날 전국 극장 좌석의 85.0%를 차지했다. 이날 총 상영작은 124건(편), ‘어벤져스: 엔드게임’ 외 123건의 총 좌석점유율은 15.0%다. 박스오피스 2위 영화 ‘생일’의 좌석점유율이 4.3%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019년 천만영화다. 2019년은 한국영화산업이 정정에 이른 해이다. 관객수·매출액·관람횟수 및 천만영화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런가 하면 배급/상영과정에서 특정 영화로의 쏠림 현상이 역대급을 기록했다. 이런 중 한국 상업영화 45편의 극장 수익률은 -21.3%, 이 또한 역대급이다.

 

저자는 ‘영화 살리기’를 주창한다. ‘한국영화동반성장협의회’의 자정 운동, 공정위의 시정명령, 영진위·문체부의 표준계약서 권고, 초대권·VPF 소송 등 공정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도 주목했다.

 

완성도 뛰어난 새 영화가 속속 나오지 않으면 극장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도 없다. 포스트 코로나 영화정책은 영화 제작·배급·상영 선순환 구조 구축에 맞춰야 한다.

 

당장의 관객수 증대 등보다 진정한 활성화를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상영 독과점 금지, 대기업의 배급/상영업 겸업 제한, 독립·예술영화 및 전용관 지원 제도화가 해결책”이라고 제안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