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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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구축 협력

양사, 적기 전력공급 공동대응

고덕~서안성 송전선 준공식 개최
2050년 전력소요 10GW 이상 전망
정부와 함께 공급 추진 계획 준비

총부채 200조 한전 재정 ‘빨간불’
유가 급등에 전기료 인상론 꿈틀
15일까지 4분기 인상 요인 보고
정부, 국민정서·재무 사이서 고심

한국전력과 삼성전자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에 전력공급을 위해 공동대응에 나섰다.

한전은 12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등 수도권의 안정적 전력공급에 기여하게 될 ‘고덕-서안성 345㎸ 송전선로 건설’ 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하고 산업부, 국토부, 한전 및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영진이 참석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방안 간담회’의 후속으로 한전과 삼성전자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적기 전력공급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본격 행보에 나선 것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용인일반산업단지 제공

산업부 천영길 에너지정책실장, 한전 김태옥 전력그리드 부사장, 삼성전자 관계자 등은 이날 준공식 이후에 용인시 남사·이동읍 국가 첨단전략산업단지 현장을 방문했다. 2050년에 10GW 이상으로 예상되는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짚어보고 상호 협력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이들은 산단에 신설되는 발전기를 전력망과 적기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원거리에서 생산된 전력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로 수송하기 위한 한전의 전력망 보강계획과 반도체 클러스터 공급용 설비를 통합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한다.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핵심 전략산업이고 그 필수조건이 안정적 전력공급”이라며 “산업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추진계획을 연내 조속히 마련할 수 있도록 한전과 삼성전자도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전 김태옥 전력그리드부사장은 “국가 첨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전과 재생e 등 무탄소 전원 기반의 전력 공급망을 차질 없이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력설비 주변지역에 대한 보상과 지원 현실화 등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총부채 200조원에 달하는 한전은 비상등이 켜졌다.

오는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하지만 추석과 내년 총선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인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전은 15일까지 올해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보고한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 검토를 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겼다.

전기요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차례에 걸쳐 40% 가까이 인상됐다. 이에 따라 한전의 수익구조와 재무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선을 돌파했고, 달러 환율이 1300원대 이상을 유지하면서 한전 수익구조는 여전히 안정적이지 못하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근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 흐름으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커져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장기적인 한전 누적적자 해소까지 염두에 두고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폭을 킬로와트시(㎾h)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지난 1분기와 2분기 누적 요금 인상폭은 kWh당 21.1원에 머물렀다. 갑자기 급등한 전기요금이 물가 상승에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와 국민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정부는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한전 재무상황 양쪽을 모두 봐야 한다”며 “한전 재무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한전이 먼저 할 수 있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전의 새로운 수장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한전은 18일 임시주총을 열고 김동철 전 국회의원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산업부장관 제청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재가한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