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골프 우영우’ 이승민, KPGA 코리안투어 자력 출전

14일 자폐성 발달장애 딛고 출격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리랭킹 39위
이 “QT 파이널 무대 직행할 것”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인턴 변호사에서 정규직 변호사가 된 것 같다.”

자폐성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26·하나금융그룹)이 자력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무대에 서게 됐다. 이승민은 14일부터 17일까지 전남 영암의 코스모스 링스(파72·7404야드)에서 열리는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총상금 7억원)에 리랭킹(시즌 도중 대회별 시드 순위 조정) 포인트를 통해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왼쪽)이 자력으로 KPGA 코리안 투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사진은 이승민이 지난 5월 경기 여주 페럼CC에서 열린 2023 KPGA 우리금융 챔피언십을 앞두고 임성재에게 드라이버 레슨을 받는 모습. KPGA 제공

자폐성 발달장애 3급 장애인 최초로 2017년 KPGA 투어 프로 자격을 획득한 이승민은 31차례 KPGA 코리안 투어 대회에 출전했지만 모두 주최 측 배려로 초청받아 나간 것이었다. 올 시즌에도 9개 대회에 추천 선수로 출전해 골프존 오픈 인(in) 제주와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 컷 통과를 이뤘다. 특히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37위에 올라 개인 최고 성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승민은 골프존 오픈 in 제주에서 공동 68위에 올라 5포인트,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 공동 37위에 올라 78.75포인트를 얻어 상반기 리랭킹 포인트 83.75포인트를 획득했다. 리랭킹 대상자 중 39위에 자리한 이승민은 총 138명이 출전하는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 자력으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승민은 이 대회 이후 2023 iMBank 오픈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이승민은 지난해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한 ‘US 어댑티브 오픈’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US 어댑티브 오픈은 장애를 가진 골퍼들의 대회다. 이승민은 이 대회 왕좌에 오르며 자폐성 발달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 제2회 US 어댑티브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승민은 꾸준히 대회에 모습을 비추며 실력을 키워 왔고 이는 KPGA 자력 출전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승민은 “KPGA 코리안 투어에 자력으로 출전해 대단히 기쁘다”며 “그동안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고 웃었다. 이어 “남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내가 받은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며 “남은 대회에서 열심히 해 좋은 성적을 거둬 코리안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 파이널 스테이지에 직행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민은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1라운드에서 10조로 편성돼 1번홀에서 박현서, 이성관과 함께 플레이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디펜딩 챔피언 최진호는 통산 9번째 우승을 노린다. 상금랭킹 1위 한승수, 평균타수 1위 박상현, 그린 적중률 1위 김한별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제네시스 포인트 2위 이재경과 LX 챔피언십에서 통산 9승을 따낸 김비오도 우승 도전장을 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