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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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람보르기니男…마약 취해 부르르 떨다 엉금엉금, CCTV 보니

필로폰·엑스터시·케타민 양성 반응…경찰, 롤스로이스男 지인 의혹에 “확인 예정”
지난 11일 오후 체포 직전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닥을 기어가는 A씨의 모습. JTBC 보도화면 갈무리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외제차량을 주차하다가 다른 차주와 다툰 뒤 흉기로 위협한 30대 남성이 경찰 체포 당시 바닥을 기어다니는 이상 행동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병원에서의 마약을 투약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전날 오후 4시3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도로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가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하고 달아난 혐의(특수협박)를 받는다.

 

A씨가 전화로 “차를 빼라”고 하자 다른 차량 차주인 B씨는 “너는 어딘데 여기에 차를 대냐”고 맞섰고, A씨는 현장에 온 B씨에게 허리춤에 있는 회칼을 꺼내며 위협했다. B씨가 차를 빼주면서 “경찰에 신고했으니 가지 말라”고 했으나 A씨는 칼을 보여주며 “죽을래?”라고 말하면서 현장을 벗어났다.

 

A씨는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난 뒤 압구정로데오거리에 람보르기니를 세워두고 달아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약 3시간 뒤인 오후 7시40분쯤 신사동에 있는 음식점 앞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체포 전 CCTV 영상 속 A씨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내 엎어진 그는 양손을 바닥에 짚은 채 기어가다가 몸을 부르르 떨기도 했다.

 

A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MDMA(엑스터시)·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는 체포된 후에도 약물에 취해 있어 한동안 조사받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사건 전 병원을 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도 병원에 갔다고 진술했다”며 “병원을 상대로 마약 투약이 이뤄졌는지 확인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A씨가 지난달 압구정역 인근에서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를 몰다가 행인을 치어 중태에 빠뜨린 신모(28·구속기소)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에 경찰 관계자는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마약 투약 경위 등을 조사한 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