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선도 에코백, 서울지하철 스마트폰 케이스 그리고 지하철 일부 노선의 색상을 끌어온 비치타올까지….
새로운 노선의 추가로 지난 수십년간 복잡함만 더해진 서울지하철 노선도 개선을 13일 서울시가 알리면서 보도자료에서 함께 언급한 ‘지하철 굿즈(Goods·상품이라는 의미)’에 이러한 가상의 예시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릴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 공청회’에서 소개될 것으로 알려진 구체적인 제품에는 ‘서울지하철 노선의 브랜드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울지하철 노선도는 총 4개 노선에 106개역만 존재했던 1980년대를 지나 9개 노선(총 338개역)이 추가된 2000년대 그리고 총 23개 노선에 624개역이 운영 중인 현재에 이르면서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노선도 형태도 제각각이어서 추가 확장 노선 적용이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다. 2025년까지 신림선, 동북선, 면목선, 서부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위례신사선, 위례선, 9호선 4단계 연장 그리고 GTX까지 생겨날 예정이니 앞으로 더 복잡해지리라는 예상은 말할 것도 없다.
각도가 다양한 ‘다선형’으로 그려져 역의 위치를 제대로 알기 어렵고 강·바다 등 지리적 위치가 직관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역 번호 표기도 없어 승객 배려가 부족했다고 시는 판단했다. 개선 노선도 발표는 모두가 읽기 쉽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는 셈이다.
40여년 만의 개선 노선도에서 순환선인 2호선의 ‘원형 표현’이 눈에 띈다. 도심을 두루 훑고 지나는 2호선 특성을 부각한 것으로, 자문에 참여한 김현중 서울시 디자인 명예시장은 글로벌 도시가 되기 위해 필요한 서울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낸 것으로 봤다. 김 명예시장은 “2호선을 강조해 노선도의 전체적 식별성을 높여 읽기 쉬운 도시가 되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며 “서울의 아이덴티티 구축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선 한국디자인회장도 “해외 노선도 디자인과 견주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퀄리티의 디자인으로 외국인들의 호응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지하철의 노선도 개선으로 길 찾기가 쉬워지고 이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구난방식 노선을 ‘8선형(Octoliner)’으로 그려낸 점도 눈에 띈다. 1933년 영국 런던 지하철에 처음 적용된 이 디자인은 수평과 수직 그리고 45도라는 각도 세 가지만 사용, 승객이 쉽게 노선도를 인식할 수 있어 도식화 지도의 표준으로 쓰인다. 2호선의 원형 표현과 국제표준의 8선형 동시 적용으로 승객의 길 찾기가 쉬워질 것으로 시는 본다.
도심과 외곽지역 경계선과 인천공항, 바다, 강 등 주요 지리 정보도 노선도에 표현했다. 내년에는 랜드마크 아이콘을 노선도에 적용하여 서울의 명소도 홍보할 예정이다. 역 번호와 노선도 함께 표기하고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1:1, 16:9 두 가지 비율로 개발한다. 노선도는 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 공청회’에서 노선도 관련 굿즈와 함께 공개된다. 최종 디자인은 시민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말 발표된다.
일부에서는 신호등 형식으로 환승역이 표현돼 일부 노선에 남았던 ‘태극 문양’이 사라진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용자가 쉽게 목적지를 따라갈 수 있게 환승 노선 색상을 나열해 연결 고리 형식으로 적용한 데 따른 것으로, ‘왜 환승역의 태극 표시를 지웠나’ 등 비판이 벌써 눈에 띈다.
최인규 디자인정책관은 “새롭게 발표한 노선도는 시각약자, 외국인 모두를 배려한 읽기 쉬운 디자인”이라며 “국제 기준에 맞춘 디자인 적용으로 글로벌 TOP5 도시로의 성장과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