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인탁 전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이 50여년간 고이 간직해 온 금메달 등 체육 소장품을 전북체육회에 기증했다. 전북체육회는 이런 전직 스포츠 스타들의 체육 유물을 한데 모아 지역 체육 발자취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체육역사기념관 건립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유인탁 전 선수촌장은 13일 오후 전북체육회관을 찾아 LA올림픽 레슬링 결승전 당시 착용했던 유니폼과 메달, 체육훈장(청룡장), 전국체육대회 메달, 각종 레슬링 대회 트로피·상패 등을 기증했다.
유 전 촌장은 김제가 고향으로 다소 늦은 시기인 고교 때 레슬링에 입문해 1984년 미국 LA올림픽에서 68㎏급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체육스타다. 당시 부상으로 온전치 못한 몸으로 결승전에 나선 그는 집념과 투혼을 발휘해 상대였던 미국 앤드류 라인 선수를 누르고 가장 높은 시상식대에 올랐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시상식장에 나타나 대회장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전 세계 관중과 한국민을 숙연케 했다.
유 전 촌장은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에도 레슬링 감독(지도자)과 레슬링 해설가,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진천 선수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체육 발전을 이끌어왔다. 현재는 선수촌 대외협력관으로 활동 중이다.
전북체육회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소장품을 기증한 그에게 감사를 전하며 기증 증서를 전달했다.
유 전 촌장은 “레슬링 입문 이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던 소장품을 기증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전북 체육이 한 단계 발전하는데 작은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은 “체육역사기념관 조성할 수 있도록 소중한 소장품을 기증한 유 전 선수촌장께 감사드린다”며 “체육 강도의 옛 명성을 되찾고 체육인들의 긍지를 드높이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전북체육회는 전북도 등과 긴밀히 협의해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전북체육역사기념관 건립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림픽 영웅과 원로 체육인, 프로 선수 등의 체육 소장품을 기증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1800점 가량이 답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