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훌쩍 지나 어느새 중년이 돼 버린 어른들에게 친숙한 ‘닌자 거북이’가 ‘닌자터틀’로 다시 돌아왔다.
14일 개봉한 ‘닌자터틀: 뮤턴트 대소동’은 뉴욕 하수구에 숨어 살며 평범한 10대의 삶을 꿈꾸는 돌연변이 거북이들의 모험담을 그린다.
1984년 처음 탄생한 닌자 거북이는 국내에서도 ‘거북이 특공대’로 TV에 방영되며 한때 인기를 누렸다. 이후 ‘닌자터틀’은 2014년과 2016년을 비롯해 총 6편의 극장 영화가 만들어지며 글로벌 박스오피스 10억7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TV용 후속 시리즈도 나왔는데, 어째서인지 국내에선 존재감이 없었다.
한물간 것처럼 보였던 이 거북이들이 이번엔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경향과 새로운 음악, 새로운 캐릭터들과 함께 다시 한국을 찾았다.
영화는 미국 특유의 2D 코믹스(만화) 그림체에 거칠고 역동적인 분위기의 펜 터치를 더해 현대적으로 탈바꿈했다. 올해 국내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닮았다.
음악도 ‘BTS’의 ‘버터’, ‘포 넌 블론즈’의 ‘왓츠 업’ 등 최신 경향을 반영했다.
영화의 첫 시작은 과거와 비슷하다. 방사성 물질 대신 연구소에서 개발한 ‘우즈’라고 불리는 녹색 액체에 하수도에 버려진 네 마리의 거북이가 노출되면서 돌연변이가 된다. 이를 발견한 쥐 ‘스플린터’ 역시 돌연변이가 되고, 거북이들을 키우며 무술 훈련을 시킨다. (스플린터의 영문 버전 목소리의 주인공은 청룽(성룡)이다.)
전반부 이야기의 흐름은 흥미롭다. 돌연변이를 만든 연구원은 죽고 그가 만든 ‘특별한 파리’는 사라진다. 거북이들은 위험하다며 인간과 자신들을 분리하는 아빠 ‘스플린터’에게 으레 10대들이 그렇듯 반항한다. 아빠와의 약속을 어기고 몰래 인간 세상을 엿보고, 그들의 물건이나 문화에도 관심이 깊다.
그러다 의외의 사건으로 인간 에이프릴과 마주치고, 또 다른 의외의 사건에 당황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야기의 흐름은 예측불허다.
흥미롭던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의 할리우드식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걸린 돌연변이들의 세상 구하기는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당황스럽지만,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타협한 결과물로 보면 납득할 수는 있다. 어쨌든 돌아온 거북이들의 스타일은 ‘힙’(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함)하다. 화면은 어둡고 말도 빠르지만, 더빙판이라면 과거 작품을 모르는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무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