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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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장관 후보자 첫 출근… “9·19군사합의 반드시 폐기가 바람직”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반드시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과거 자신의 “문재인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발언 등에 대해 사과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청문회에서 밝히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신 후보자는 이날 오전 7시 52분쯤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 후보자로 처음 출근한 자리에서 취재진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안보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장관이 된다면 국군 통수권자의 지침과 의도를 잘 헤아려 정예화된 선진 강군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장병들이 올바른 국가관, 대적관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날 지난 정부에서 북한과 체결한 ‘9·19 군사합의’에 대한 질문에서는 “개인적으로 우리 군사적 취약성을 확대하는 반드시 폐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만 국방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9·19 군사합의에 대한 군사적 취약성이 그동안 군에서 여러 가지 보완책을 내놓았습니다마는 한번 전반적으로 보고 추가적으로 보완할 게 있으면 최단 시간에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 후보자의 과거 발언 논란과 역사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12·12 쿠데타를 ‘나라 구하려고 나온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한 입장과 5·16 군사정변에 대한 입장을 묻자 “대부분은 어제 국회에서 상세히 설명했기 때문에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특히 쿠데타 관련해서는 제 말 앞뒤가 편집돼서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그 사건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 그리고 지금 정부의 역사적 평가, 100% 수용합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12·12 쿠테타뿐만 아니라 과거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악마라 표현하고 “문재인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식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한 데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 신 후보자는 기자들이 사과 의향을 거듭 묻자 "청문회장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취임하면 여러 의견을 듣고 충분히 검토한 후에 방향을 국민들께 말씀 올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신 후보자는 홍 장군에 대해 “뼛속까지 빨간 공산당원”이었다며 지난해부터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이 설치된 것을 문제를 제기했던 인물이다.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여러 견해를 밝혔으나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다만 청문회장에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1985년 10월 자신이 중대장으로 군 복무를 할 시절 부대원의 사망 원인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거의 소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 내용이 너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왜곡된 기억에 의해 일방적으로 한 것"이라며 "상세한 것은 법적 투쟁을 하며 밝히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착수했다. 신 후보자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 37기로 졸업했고 박근혜정부 시절 중장으로 예편했으며 21대 총선 때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8번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국방부 장관에 지명된 것은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초대 천용택 장관 이후 처음이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