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 개막 이틀째인 15일 오후 전북 장수군 의암공원 일대 농축산물 홍보판매장. 추석을 앞두고 제수 준비나 선물을 위해 장수사과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지만, 선뜻 구매에 나서지 못한다. 예년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장수군에 따르면 올해 축제장에서 판매하는 장수사과 가격은 5㎏들이 1상자를 기준으로 11∼13과가 6만4000원, 가장 작은 크기인 18∼19과는 4만원선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가는 선물용 상품을 기준으로 7만∼8만원으로 이보다 훨씬 높다.
이로 인해 가격만 묻고 돌아서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은 대신 상처가 있거나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 사과를 싸게 파는 코너로 몰려갔다. 오미자, 토마토 등 다른 ‘레드푸드’나 샤인머스캣, 사과즙, 청국장 등 장류를 선택하는 이도 많았다. 해마다 추석을 앞두고 양질의 사과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던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
이는 올해 봄 사과 열매가 맺는 개화기에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냉해 피해가 발생한 데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탄저병과 낙과까지 발생하면서 사과 수확량이 대거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 사과 판매 농가는 “고온 등 고르지 않은 날씨로 인해 사과 수확량이 예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가격이 올라도 내다 팔 만한 물건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축제장 전체 판매 부스 28개 가운데 사과는 4개에 그쳤다. 지난해 11개에 비하면 60%가량 줄어든 셈이다.
반면, 사과와 함께 축제 명성을 높이고 있는 장수한우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축제를 위해 준비한 한우는 예년과 비슷한 총 200마리 분량이다. 가격은 구이용 안심 최상품(100g)이 1만3000원으로 관내 시중보다 2000원가량 저렴하다. 국거리용은 시중에 비해 20∼30% 낮게 판매하고 있다.
축제장에는 장수한우를 구입해 즉석에서 구이로 즐길 수 있는 한우마당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는 테이블 500개를 설치해 2500명을 동시에 수용한다.
한편 전날 개막한 이번 축제는 오는 17일까지 나흘간 의암공원과 누리파크 일대에서 지속한다. 행사 이틀째인 이날은 오후 7시 개막식과 레드콘서트 등을 벌이며, 16~17일에는 장수한우 품평회와 토마토 속 황금반지를 찾아라, 가요제, 트로트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장수군은 올해 축제 기간 방문객은 지난해와 비슷한 34만명 정도가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