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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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도 아닌데… 프랜차이즈 버거 한 끼에 ‘1만원 넘었다’

고물가 여파로 이른바 ‘버거플레이션’(햄버거+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한 끼에 3만원이 넘는 고급 수제버거부터 간편하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패스트푸드 햄버거까지 1만원선을 돌파하면서 외식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1월 이후 노브랜드 버거, 롯데리아, 맘스터치,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6개 프랜차이즈 업체를 이용해본 소비자 18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원에 따르면 배달비와 주문 수수료 등이 포함된 1인당 평균 주문 금액은 1만700원으로 조사됐다. 2017년 조사 때는 1만원 미만 주문 비중이 56.7%였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47%로 10%포인트가량 줄었다.

 

반면 2만원 이상 주문 비중(3%→8.1%)과 1만∼2만원 주문 비중(40.3%→44.9%)은 각각 5.1%포인트와 4.6%포인트 늘었다.

 

이러한 햄버거 주문 가격 상승은 햄버거값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2월 맥도날드는 일부 메뉴 가격을 100~400원씩, 평균 5.4% 인상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2월과 8월에도 가격을 올려 1년여 사이에 가격을 세 차례나 올렸다. 비슷한 시기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와 롯데리아, KFC도 최대 5%가량 햄버거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들 업체는 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가 올랐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뜨거워진 프리미엄 버거 시장도 ‘버거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 6월 문을 연 미국의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 가이즈’다.

 

파이브 가이즈의 버거는 총 8가지로 고기 패티가 2장 들어간 메뉴는 △햄버거 1만3400원 △치즈버거 1만4900원 △베이컨 버거 1만5900원 △베이컨 치즈버거 1만7400원이다. 패티가 1장만 들어간 메뉴는 △리틀 햄버거 9900원 △리틀 치즈버거 1만1400원 △리틀 베이컨 버거 1만2400원 △리틀 베이컨 치즈버거 1만3900원이다. 감자튀김의 경우 △리틀 6900원 △레귤러 8900원 △라지 1만900원에 판매되고 음료는 탄산음료(3900원)와 쉐이크(8900원)가 있다. 기본 햄버거에 감자튀김, 쉐이크까지 먹는다면 3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또다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쉐이크쉑과 슈퍼두퍼의 대표 세트메뉴의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2만원대에 달한다. 쉐이크쉑의 햄버거 가격은 6800~1만5400원 수준으로 쉑버거 더블W에 감자튀김, 쉐이크를 더하면 2만4500원이 나온다. 슈퍼두퍼의 햄버거 가격은 8900~1만5900원으로 베스트 상품인 트러플 버거에 감자튀김, 쉐이크를 더한 ‘샌프란세트’ 구매 시 1만9800원에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볍게 한 끼를 때우기 위해 햄버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제대로 갖춰진 식사로서 프리미엄 버거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라며 “비교적 저렴한 패스트푸드 햄버거 가격까지 높아지면서 고물가 영향이 햄버거 시장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