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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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속 ‘경찰관 추락사’ 집단 마약투약… 구속된 관련자 3명으로 늘어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에서 현직 경찰관이 추락사한 사건이 집단 마약투약 사건으로 번졌다. 사망한 경찰관이 마약거래를 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사망현장에서 있었던 모임 주도자 등 구속된 인원은 3명으로 늘었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용산구 한 아파트 14층에서 떨어져 강원경찰청 소속 A경장이 숨진 때는 지난달 27일 오전 5시쯤이다. 수사를 이어온 경찰은 A경장이 마약을 거래한 정황을 포착하고 그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최근 문모(35)씨를 구속했다.

 

사진=뉴시스

서울서부지법 정인재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인물 우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현재 문씨는 마약 판매 등 관련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A경장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마약을 거래한 흔적을 확인하고 문씨 외에도 판매에 관여된 이가 더 있는지 추적 중이다.

 

앞서 집단 마약투약 모임에 장소를 제공한 아파트 세입자 정모(45)씨와 모임을 기획하고 마약을 공급한 대기업 직원 이모(31)씨는 지난 11일 이미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A경장이 추락사할 당시 이 모임에 참석했다고 파악된 이는 A경장을 포함, 22명이다. 경찰은 모임이 열린 아파트 CC(폐쇄회로)TV를 분석하고 주변을 탐문한 결과 최근 1명을 추가로 확인했으며 홍콩으로 출국한 외국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경장의 마약류 투약 여부는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 구속된 2명을 포함해 모임 참석자 5명이 지난달 말 마약 간이시약 검사와 이후 정밀감정에서 케타민·MDMA(엑스터시)·필로폰 등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조만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경장 정밀감정 결과를 받아 정확한 사인과 마약류 투약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A경장의 타살 용의점도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다. 모임 참석자들은 A경장이 창문을 열고 스스로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모임 참석자들의 사건 전후 행적을 추적 중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