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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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커피서 나온 이물질, 뱉어보니 ‘유리조각’…대한항공 “공급업체 조사”

피해 승객 “음식물 토해내느라 죽는 줄”…대한항공 “검수 절차 강화”
게티이미지뱅크

 

대한항공 비행기 기내에서 제공한 커피에서 유리 조각이 나와 승객이 다칠 뻔한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일 중국 광저우발 대한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던 승객 A씨는 기내식을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 커피를 마시다 이상한 식감을 느꼈다. 이와 입술 사이에 껴 있던 이물질을 뱉어보니 길이 0.5㎝, 두께 0.1㎝ 이상 돼 보이는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었다고 한다.

 

유리 조각을 삼켰을 가능성이 있어 A씨는 승무원 안내에 따라 화장실에서 먹은 음식물을 모두 토해내야 했다. 다행히 입국 후 별다른 건강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한항공 측이 확인한 결과 이물질은 커피를 담은 유리잔이 깨진 것으로 파악됐다. 유리컵이 제공되기 전 최종 검수 단계에서 불량품을 확인하지 못해 승객에게 제공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A씨는 “커피라서 한 모금씩 마시다 유리 조각을 발견했지만 아마 음료수였으면 벌컥벌컥 마시다 삼켰을지도 모른다”며 “기내 화장실에서 음식물을 토해내면서 죽는 줄 알았다. 옆자리에 탑승한 다른 승객도 아주 걱정했고, 집에 돌아와 이틀간 계속 헛구역질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보상과 치료비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을 스스로 언론에 알리고 예방책을 마련하라고 대한항공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치료비와 10만원 전자 우대 할인권 제공 등을 안내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그는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에게 해당 문제를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한다.

 

대한항공 측은 A씨에게 이메일을 보내 “불량 유리컵으로 인해 상해를 입을 뻔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고 경위) 조사 과정보다는 고객님이 놀란 부분과 상해(여부)가 가장 중요해 고객님께 치료 안내를 먼저 드린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기내식 공급 업체에 경위 조사를 진행하고, 기내식 기물 파손 여부에 대한 검수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