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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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 꿈 영근다

SK지오센트릭, 울산 ARC 현장

1조8000억원 투입… 2025년 준공
가동 땐 매년 32만t 재활용 가능
화학적 방법 사용 재활용률 높아

SK지오센트릭이 미래 산업인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대규모 생산시설 구축에 나섰다.

13일 국내 에너지·석유화학 산업의 심장인 울산 남구의 SK 울산 콤플렉스(CLX·복합정유화학단지) 입구에서 7분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하니 21만5000㎡ 규모의 드넓은 공터가 나타났다. 야산이 있던 부지에 덤프트럭과 굴착기가 쉴 새 없이 오가며 부지런히 땅을 다지며 터를 닦고 있는 이곳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ARC)가 들어설 곳이다. 공사가 끝나면 세계 최초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라는 타이틀이 생긴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가 13일 울산 남구의 SK이노베이션 정유화학 복합단지 ‘울산 콤플렉스(CLX)’ 내 울산ARC 공사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 제공

2025년 말 준공이 목표이며, 총 투자비용은 1조8000억원이다. 영국 플라스틱 에너지·북미 루프인더스트리·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 등과도 협력한다.

울산ARC가 가동되면 매년 약 32만t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다. 500㎖ 생수병 약 213억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의 김기현 PM은 “울산ARC 프로젝트에는 총 3개 공정과 1개의 유틸리티 공급 시설이 들어오게 된다”며 “기존 물리적 방식으로는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재질도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은 물리적(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 두 가지다. 물리적 재활용은 선별·세척·파쇄 등 물리적 가공을 통해 다른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공정 중에 품질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울산ARC는 ‘화학적 재활용’을 한다.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열분해유나 폴리프로필렌(PP) 등 원료로 회수한다. 플라스틱의 오염도, 성상, 색상 등과 상관없이 대부분 재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ARC에 적용되는 화학적 재활용 공정 3가지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고온으로 가열해 인공 원유를 만드는 열분해, 폐플라스틱을 용매에 녹여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순수한 PP를 뽑아내는 고순도 PP 추출, 플라스틱 제품을 분해해 원래의 기초 원료 물질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이다. SK지오센트릭은 이 밖에 열분해유 활용 확대를 위해 후처리 기술을 독자 개발 중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