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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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익힌 생선 먹은 美 여성 사지절단…‘이 균’ 주의하세요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된 미국 환자 로라 바라하스. (고펀드미 캡처) 국내에서도 매년 수십명의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한 40대 여성이 덜 익힌 생선을 먹고 박테리아에 감염돼 양손과 다리를 모두 절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기부 플랫폼 고펀드미(GoFundMe)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거주하는 로라 라바하스(40)는 덜 익힌 생선을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라바하스는 지난 7월 말 한 시장에서 구입한 틸라피아 생선을 혼자 요리해 먹은 뒤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라바하스의 친구 안나 메시나는 고펀드미에 “(로라가 덜 익은 생선을 먹은 뒤) 손가락, 발, 아랫입술이 모두 검게 변했다”며 ”로라는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하며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였고, 지난 13일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지 네 개를 모두 절단해야만 했다”며 라바하스의 모습을 전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다에 사는 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패혈증을 말한다. 증상으로는 발열과 복통과 함께 균혈증이 생기고, 주로 양쪽 다리에 큰 물집이 잡혔다가 심할 경우 점차 괴사조직으로 변하는 경과를 보인다.

 

게티이미지

 

만성 간질환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오염된 굴과 어패류, 생선 등을 날것으로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으며, 드물게는 피부의 상처가 균이 있는 바닷물에 접촉돼 발생한다.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 상승하는 5~6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하며, 8~9월에 집중적으로 환자가 나온다. 미국에선 매년 약 150~200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감염자 5명 중 1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간질환 환자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이 매년 20~40명 정도 발생하며, 치사율 30% 이상을 기록해왔다. 특히 만성 알코올 중독자와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치사율이 50% 내외로 매우 높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패류는 반드시 85도 이상 가열해 익혀 먹도록 하고, 어패류는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해야 한다. 또 어패류를 요리할 때 사용한 도마와 칼 등은 반드시 깨끗히 소독해야 한다.

 

김영수 의정부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패혈증은 치명률이 매우 높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제대로 관리만 한다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며 “패혈증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에 가서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