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사진)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승리를 목전에 두고 선수보호 차원에서 교체되면서 시즌 4승 달성은 다음으로 미뤘다.
류현진은 1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성적은 3승3패를 유지한 채 평균자책점은 2.93에서 2.62로 떨어뜨렸다.
1회를 3자 범퇴로 막은 류현진은 2회부터 이닝마다 위기에 놓였다. 특히 2회와 3회 모두 무사 2, 3루로 몰렸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2회 무사 2, 3루에선 파블로 레예스의 땅볼을 토론토 유격수 보 비셋이 홈 송구로 실점을 막았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는 류현진이 후속 타자들을 뜬공 두 개로 요리했다. 3회 무사 2, 3루에선 롭 레프스나이더를 짧은 좌익수 뜬공으로 막아내 3루 주자의 태그업을 막았다. 이후 저스틴 터너를 3루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라파엘 데버스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렸지만 애덤 듀발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4회엔 3루수 맷 채프먼의 실책과 안타로 1사 1, 3루에 몰렸으나 리스 맥과이어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5회에도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러자 존 슈나이더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와 류현진에게 강판을 통보했다. 투구수 83개였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류현진에 대한 보호 차원이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90구 이상을 던진 적이 없다.
토론토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었던 류현진은 다소 아쉽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류현진이 올 시즌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한 건 타구에 맞아 교체된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4이닝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다.
토론토는 2-1로 앞선 9회 2사에서 데버스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았지만, 9회 1사 1루에서 채프먼의 끝내기 3루타가 터지며 3-2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내달린 토론토는 시즌 83승67패가 돼 텍사스 레인저스(82승67패)에 반 경기 차 앞선 와일드카드 2위가 됐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 점 정도는 내주겠다고 생각했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런 가운데 비셋이 (3루 주자를) 잡아내 경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