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까지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17%를 넘어선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증권사 PF 손실액이 최대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일반증권사의 경우에는 본PF 이전의 ‘브릿지론’ 비중이 높아서 현재와 같은 비우호적 PF 업황이 계속될 경우 상당수준의 손실이 불가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한국기업평가 정효섭 책임연구원은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연 세미나에서 국내 증권사 23곳의 PF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시나리오별로 부도율, 회수액등을 달리 계산해 분석한 결과 전체 증권사의 PF 손실 규모는 2조3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까지일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도래하는 PF 중 손실이 일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1조4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까지로 추정됐다.
정 연구원은 발표에서 “브릿지론의 대부분이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예정으로 향후 1년간 PF 손실 부담이 가중된다”며 “일반증권사의 경우에는 브릿지론의 비중이 높아 비우호적인 PF업황이 지속될 경우에는 영업이익 대비 상당 수준의 PF 손실 발생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한기평의 조사결과 증권가 전체에서 자기자본 대비 위험가중 PF 익스포저는 18.7%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본PF는 10.5%, 브릿지론은 8.2%였다. 대형사의 경우 익스포저 절대규모는 가장 크지만, 자본규모에 힘입어 PF 대비 자본완충력은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위험가중 PF 익스포저는 15.7%였다. 반면 중대형사 증권사들은 27.5%, 중소형사, 소형 증권사들은 29.6%로 위험가중 PF 비중이 높았다. 한기평은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데다 분양위험 및 준공위험, 브릿지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 덕으로 분석했다.
한편 한기평은 이날 증권 이외에 저축은행, 캐피탈등의 PF리스크도 분석했는데,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순으로 자기자본 대비 PF 위험 노출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룹별로는 증권(대형), 증권(중대형 이하), 캐피탈(AA급), 캐피탈(A급 이하), 저축은행 순이었다. 다만 리스크 수준에서 고려하지 않은 부실 발생 시 회수율 관점에서는 선순위 비중이 높고 자본 비율이 의무화된 저축은행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3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기평은 “금융권 부동산 PF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급격한 부실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위험의 이연을 통한 연착륙 과정일 뿐이며 내재된 위험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