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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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호원초 극단선택 교사 가해 지목 학부모·학생 신상 무차별 공개

지난 4일 경기교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인사혁신처 앞에서 호원초 고 김은지·이영승 선생님의 명예회복을 위한 순직인정 전국 교사 탄원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에게 생전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신상이 무차별적으로 온라인에 공개됐다.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페트병 사건’ 소개 글과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와 학생의 사진 등 신상정보들이 올라왔다.

 

지난 2021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가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한 것이다.

 

당시 학교 측은 교사 사망을 ’단순 추락사’라고 교육청에 보고해 추가 조사는 없었으며 경찰 수사도 그대로 종결됐다.

 

하지만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계기로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6개월 전 같은 학교 다른 교사도 민원 때문에 힘들어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주목받았다.

 

교원단체들은 4∼5년 차인 두 교사가 학생 생활지도 등 담임 업무 부담으로 힘들어하는 데도 학교가 이를 방관하거나 학부모 민원 책임을 떠넘겼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축소 보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진상조사에 들어갔으며 아직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이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학생이 현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데 해당 대학에 찾아가 자퇴를 촉구하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촬영한 사진도 올라왔다.

 

그는 “선생님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억울한 거 모두 밝혀 드리겠다”며 “선생님의 억울한 죽음을 알립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조계 관련자들은 사건 관련 개인의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 소송을 당하는 등 법적인 제재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 첫 부임한 이영승 교사는 수업 중 한 학생이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가 손을 다쳤고, 학생은 수업 도중 발생한 사고이기에 학생 측은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계속 보상을 요구했고, 학교 측은 휴직하고 군 복무를 하던 이영승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학부모는 3년이 지난 뒤에도 학생이 2차 수술을 앞두고 있다며 돈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