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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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재명, 단식 핑계로 도망말고 영장심사 응해라”

국민의힘은 19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단식을 핑계로 도망가지 말고 국민과 약속한 불체포특권 포기를 실천하라고 압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병상에서도 단식을 이어가겠단 결정을 했다고 한다. 인간적으로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사법 절차는 정의의 저울에 따라 엄정하게 움직여야지, 감정의 저울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단식 19일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고, 검찰은 같은 날 이 대표의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는 앞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지만, 단식이 이날로 20일째를 맞으며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내 동정론이 일면서 체포동의안 부결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어떤 국민도 개인적 사정을 들어 사법 절차를 중지시킬 특권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검찰이 이 대표에게도 평등한 기준을 적용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하는 길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 대표의 유례없는 비리 의혹은 앞으로 정치권 부정부패에 대한 사법 처리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감정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법리에 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의 단식은 비록 국민을 설득하지는 못했지만 방탄이라는 소기의 목적에는 다다른 듯 보인다”며 “병원에 입원한 당 대표를 감옥에 보낼 수 없다는 동정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 측 관계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의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했다.   뉴스1

또 윤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당 의원들이 당 대표의 개인 비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민주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형적인 집단사고의 오류”라며 “오류에 대한 출구를 총리 해임 건의안 제출, 국회 상임위 보이콧 등 국정운영 방해에서 찾는 건 매우 나쁜 정치다. 체포동의안 부결을 선택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혼란을 크게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거창한 명분을 만들어도 다수의 국민은 이 대표의 구속 문제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평가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민께서 던지는 싸늘한 눈길을 염두에 두고 체포동의안 표결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는 명분 없는 단식을 중단하고 국민께 약속드린 불체포특권 포기를 실천해야 한다”며 “죄 많은 것을 탓해야지 죄를 벌주는 걸 탓할 순 없다. 그게 법치고 상식이고 정의다”라고 꼬집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도망가는 자가 범인’이라는 말이 있다. 이 대표는 단식을 핑계로 도망가지 말고 본인이 말한 대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열 번이 아니라 백 번이라도 당당하게 응하겠다는 기개로 체포영장심사에 응하라”고 강조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국민을 대표해 국정을 살펴야 할 국회의원들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민생을 내팽개쳤다”면서 “이 대표 스스로 당에 체포동의안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지혜·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