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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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에 좋아..” ‘개 식용’ 즐겼던 4050서 부정적 시각 증가…탄력 받는 ‘김건희법’

인포그래픽=HSI 제공

 

개 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인 이른바 ‘김건희법’ 추진과 관련 여당 내에서도 찬반 목소리가 뒤섞이는 가운데 국민 86.3%는 “개고기를 먹지 않거나 먹을 생각 없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개 식용’을 둘러싼 부정적 시각은 주 소비층으로 여겨지던 40~50대에서도 매우 높게 나타난 특징을 보인다.

 

반면 일부는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건 반대라는 입장도 분명 존재하는데 법으로 강제할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컸다.

 

19일 동물보호단체인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과 닐슨아이큐코리아가 지난달 전국 18세에서 59세까지 1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진행한 ‘2023 개고기 소비와 및 인식 현황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86.3%가 “과거 개 식용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 개 식용에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전체 중 57%는 “개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데 찬성”했고, 65%는 “개식용 관련 법이 통과된 후 종식까지 2년 이내로 종식되는 게 적당하다”고 대답했다.

 

특히 작년 조사와 비교하면, 여러 세대 중 전통적인 개고기 주 소비층으로 여겨지던 40~50대의 인식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40대와 50대 연령층에서의 개 식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졌고 개의 복지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이 높아졌다.

 

특히 50대의 73%가 “모든 개들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또 “식용을 위해 길러지는 개들에 대한 우려와 염려”도 68%로 높아졌다.

 

50대 중 64%는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해야하는 이유로 “개 식용의 과정의 잔인성”을 꼽았다. 이는 전체 평균인 53%보다 11%p나 높은 수치다.

 

전체 연령에서는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해야하는 이유”로 “식용을 위해 개를 사육, 도살, 유통하는 전 과정이 비윤리적”이고 (53%) “비위생적”(49.7%)이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개고기를 습관적으로 취식한다는 대답은 15%로 작년대비 3%p 감소했다.

 

“앞으로 개식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구 86% 중, “과거 먹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먹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54%로 작년과 비교해 약 8%p 가량 증가하는 등 향후 개 식용에 대한 부정적 응답이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서 증가했다.

 

개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농장에 있는 ‘식용 개’라 불리는 개나 집에 있는 ‘반려동물’ 개나 모두 똑같이 보살핌과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대답이 68%로 나타났다. ‘식용 개’와 반려견이 다르다는 답변도 31%로 감소했다.

 

한국 HSI 이상경 캠페인 팀장은 “이번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 대부분의 한국인은 개식용 의사가 없고 개 식용 금지에 동의하고 있다”며 “금지 찬성의 이유인, 개 식용 산업 내의 잔혹성과 비위생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앞으로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한국에서도 불필요한 고통을 영원히 종식시키기 위한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자들과 정부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박대출 의원은 개 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인 이른바 ‘김건희법’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이 개 식용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6, 찬성은 4였다. 다만 이를 법제화하는 것에 대해 물었더니 반대가 6, 찬성이 4였다.

 

이런 생각은 중장년 세대가 아닌 젊은 세대들이 그런 인식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할 게 아닌 개인의 기호에 따른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았던 것이다.

 

이에 사실상 김 여사의 주장은 물거품이 됐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왔는데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법 추진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8월 여야 의원 44명이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을 발족시키기도 했다”며 “국회 법안 심의과정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통과시킬 수 있도록 야당 의원의 대승적인 협력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개 식용 문제는 그동안 김건희 여사가 애착을 보여왔다. 김 여사는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개식용 종식 촉구 기자회견을 찾아 “더 이상 불법 개 식용 절대 없어져야 한다”며 “끝까지 운동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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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