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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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소식]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콘서트, 국가무형문화재 명창의 ‘수궁가’ 완창무대 外

●… 지난 6월 바리톤 김태한의 아시아 최초 남성 우승 및 최연소 우승으로 화제가 된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수상자들이 부천아트센터를 찾아 콩쿠르 감동을 재연한다. 

 

오는 23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위너스 콘서트’(포스터)에는 콩쿠르 우승자 김태한(23)과 2위 재스민 화이트(30)와 3위 율리아 무지첸코(29)가 출연한다. 

 

‘순수 국내파’인 김태한은 선화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나와 현재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스튜디오에서 김영미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아시아 남성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출신 화이트는 여성 성악가 중 드물게 가장 낮은 음역을 소화하는 콘트랄토(Contralto)다. 2019년 ‘포기와 베스’의 솔리스트이자 코러스 멤버로 참여해 그래미상을 받았다. 러시아와 독일 이중국적자인 소프라노 무지첸코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카바예 국제성악콩쿠르 2위를 수상했다. 이번 공연에서 김태한은 콩쿠르 결선 당시 호평을 받았던 코른콜트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와 슈트라우스의 ‘내 안에 사랑을 담아’, ‘은밀한 초대’ 등을 부른다.

 

화이트는 콘트랄토 아리아인 바그너 오페라 ‘라인의 황금’ 중 ‘양보하라, 보탄, 양보하라!’ 등을, 무지첸코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언제나 자유롭게’ 등을 들려준다. 

 

소프라노와 콘트랄토, 바리톤과 소프라노의 듀엣곡도 감상할 수 있으며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협연자로 참여한다.

●… 실력파 연주자들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박규민, 첼리스트 심준호, 비올리스트 신경식, 피아니스트 원재연이 다음 달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아노 오중주(포스터)를 선보인다. ‘크레디아 클래식 2023’의 여덟 번째 무대(‘화이트 나이트’)다. 

 

공연은 쇼스타코비치의 영화 음악 중 다섯 곡만 새롭게 편곡한 ‘두 대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5개의 소품’으로 시작한다. 이어 라흐마니노프가 남긴 유일한 ‘첼로 소나타 3악장’, ‘안단테 칸타빌레’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차이콥스키 ‘현악 사중주 1번 2악장’, 쇼스타코비치의 가장 유명한 실내악 곡 중 하나인 ‘피아노 오중주’를 들려준다.

 

MBC ‘TV 예술무대’ 진행자이기도 한 대니 구는 관객과 적극 소통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정통 클래식 무대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박규민은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심준호는 2010년 쥬네스 뮤지컬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했다. 신경식은 2021년 요하네스브람스국제 콩쿠르, 2022년 안톤 루빈스타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원재연은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했고, 프랑스 파리 롱티보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수상했다.

●…서울문화재단은 다음 달 5일 낮 12시와 오후 2시에 대학로센터, 서울예술교육센터, 청년예술청, 시민청 등 7개 공간에서 ‘서울스테이지11’ 공연(포스터)을 선보인다. 

 

용산구 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는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홍소유가 무대에 오른다. 양성원은 오스트리아의 뮤직 베라인,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 뉴욕의 링컨 센터 등 세계 굴지의 공연장에서 호평받아 온 연주자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 소나타와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공연 중 재미있는 해설을 더 해 관객들과 가깝게 소통할 예정이다.

 

같은 시간 서대문구 청년예술청에서는 첼리스트 박건우가 피아니스트 최한결과 함께 섬세하고 부드러운 음색의 연주를 선보인다. 차이콥스키의 사계 중 가을과 브람스 첼로 소나타 1번 등 가을과 어울리는 정통 클래식과 미디어아트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종로구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에서는 피아니스트 허대욱의 ‘에오 트리오’가 관객과 만난다. 강렬한 인상의 작곡과 섬세한 연주로 폭넓은 레퍼토리를 오가는 재즈 피아니스트 허대욱이 그간 한국과 프랑스를 여행하며 느낀 만남과 헤어짐의 모든 순간, 장면, 도시 등에 관한 이야기를 연주로 풀어낸다. 베이스는 엠마누엘 포스테르, 드럼은 케빈 뤼께띠가 함께 한다.

 

중구 시민청에서는 ‘괴물 재즈 보컬리스트’로 불리며 유럽을 사로잡은 전송이와 브라질 출신의 기타리스트 비니시우스 고메즈가 함께 하는 재즈 공연이 펼쳐진다. 클래식 음악으로 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스타일을 구축한 전송이는 빌리 차일드, 볼프강 무스필, 암브로스 기예르모 클라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함께 공연하며 국내 재즈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마포구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는 싱어송라이터 정우의 청아한 목소리로 인디음악 공연이 열리고, 서대문구 연희문학창작촌에서는 극작가 신영은, 시인 조온윤의 낭독과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피아니스트 조영훈의 연주로 북 콘서트가 진행된다. 금천구 금천예술공장에서는 금천예술공장 13기 입주작가 김다움의 미디어아트 공연이 이뤄진다.

 

모든 공연은 무료다. 서울문화재단 누리집이나 현장접수로 관람 신청을 할 수 있다. 

●…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 김영자(72) 명창이 다음 달 1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정광수제 ‘수궁가’를 완창(포스터)한다.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영자 명창은 8세에 강산제 보성소리 계승자인 정권진 명창으로부터 ‘심청가’와 ‘춘향가’를 배우며 판소리에 입문했다. 이후 김준섭 명창을 비롯해 김소희·박봉술·성우향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을 두루 사사한 김 명창은 안정적인 중하성(아랫소리 음)부터 시시상청(최고조 고음)까지 거뜬하게 소화해 탁월한 목청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판소리 다섯 바탕(흥부가·춘향가·수궁가·심청가·적벽가)을 모두 완창했고, 1985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부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받으며 명창 반열에 올랐다.

 

1974∼1999년 국립창극단원으로 활동한 그는 소리뿐 아니라 ‘발림(신체를 활용한 몸짓‧부채 등으로 극적인 상황을 표현하는 것)’과 ‘아니리(일상적 어조로 말하듯 표현하는 것)’에도 뛰어나 20여 년간 여러 창극 무대에서 주역을 도맡았다.

 

그는 미국 카네기홀과 링컨센터 페스티벌,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 해외 유수의 공연장과 축제에서도 완창 무대를 선보이며 전 세계에 판소리의 매력을 알렸고, 국악 발전과 전승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가 됐다.

 

이번 공연은 김 명창이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국립극장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완창 무대다. 정광수제 ‘수궁가’는 동편제의 시조인 송흥록으로부터 송광록-송우룡-유성준-정광수로 전승된 소리다. 음악성과 문학적인 소양을 모두 겸비한 정광수 명창이 유성준 명창으로부터 전해 받은 ‘수궁가’ 사설을 다듬었다. 격식 있고 유려한 사설 표현이 돋보이며, 힘 있는 통성과 우조 성음을 바탕으로 하는 동편제의 특징이 잘 나타는 동시에 서편제의 다양한 기교까지 더해져 있다.

 

김 명창은 “완창 무대를 100여 회 넘게 섰지만 완창 무대는 아직도 긴장된다”며 “일흔이 넘은 나이라 걱정도 앞서지만, 오랜만에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만큼 좋은 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고법 이수자 이태백과 국립민속국악원 단원 강길원이 고수로 나서며, 해설과 사회는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이 맡아 작품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한편,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시작된 이래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올랐던 꿈의 무대이자,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장수 완창 무대다. 전석 2만원. 

●…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슈베르트 앨범 발매를 기념해 다음 달 12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 ‘아름다운 목요일’(포스트) 무대에 올라 슈베르트의 명곡들을 들려준다. 

 

앞서 김다솔은 지난 7일 프랑스 아파르테 레이블을 통해 슈베르트의 곡들이 담긴 자신의 두 번째 음반을 발매했다. ‘가장 슈베르트적’이라고 평가되는 두 피아노 작품(즉흥곡, 소나타 21번)이 담겼다.

 

김다솔은 이번 무대에서 음반에 수록된 피아노 소나타 21번을 실연으로 선보인다. 슈베르트 생애 마지막 해인 1828년 작곡된 곡으로, 죽음을 앞둔 슈베르트가 인간의 숙명을 깊이 탐구한 독백 같은 작품이다.

 

김다솔은 모차르트 환상곡과 소나타 17번, 알반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를 한데 엮어 들려줄 계획이다.

 

김다솔은 ARD 국제음악콩쿠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빈 베토벤 국제 콩쿠르 등 주요 국제 무대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해온 그는 2021년부터 스위스 에르넨 음악제 실내악 프로그램 예술감독이자 트리오 마빈, 금호솔로이스츠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다솔은 “앨범을 녹음하는 동안 슈베르트를 만나고 그 음악에서 깊은 위로와 공감을 받아 행복했다”며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여러분들에게 향하는 저의 마음이 함께 전달돼 삶과 인생의 행복을 깊이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