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인 소방대원이 차량 전복 사고를 목격, 차의 문을 뜯어내 운전자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9시 40분쯤 횡성119안전센터 소속 이인표(32) 소방사는 강화도로 가족 여행을 떠나던 중 제2중부고속도로 동서울 방향 터널에서 트럭 전복 사고를 목격했다.
비가 온 탓에 차들이 서행 중이라 차에서 내려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한 이 소방사는 트럭 뒤에 차량을 대고 바깥으로 나와 운전자에게 향했다.
운전자는 의식은 있었지만, 트럭 안에 있던 짐과 자재 파편 등 때문에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더욱이 유리 조각에 팔꿈치가 패이고 무릎에도 타박상을 입은 상황이었다.
이 소방사는 우선 가족들에게 뒤따라오는 다른 차들에게 서행하도록 부탁할 것과 함께 119 신고를 요청했다.
이어 차량 트렁크에서 구조용 장갑을 꺼내온 그는 트럭의 정면 유리창을 뜯어낸 다음 운전자를 차량 바깥으로 끌어냈다.
‘사고 지점이 터널 안이라 위치 추적이 어렵다’는 119 상황실의 연락을 받은 이 소방사는 지나가던 시외버스를 세워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후 이 소방사의 가족들이 터널 갓길에서 운전자에게 응급처치를 진행하던 중 구조대가 도착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기소방은 강원도소방본부에 연락해 소방대 도착 전 운전자를 구조하고 응급처치까지 한 이 소방사의 행동을 칭찬하며 가족의 노고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방사는 “고속도로에서 난 사고라서 2차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여행 일정이 1시간 정도 늦어지긴 했지만, 당시에는 다른 생각이 안 들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누구나 그 상황을 보셨으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