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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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친명계 ‘이재명 체포안’ 부결 세몰이… 대국민 약속 뒤집나 [여야, 강대강 대치]

21일 표결… 정치권 셈법 복잡

“가결 됐을때 당 혼란… 역풍 더 크다”
강성층 부결 밝힌 의원명단 공유도
與 “이재명 단식 뒤로 숨지 말아야”

與 ‘韓 해임건의안’ 표결 불참 기류

21일 국회 본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과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나란히 부쳐질 전망인 가운데 여야 셈법이 교차하고 있다. 167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한 총리 해임건의안의 경우 당론으로 가결 투표 방침을 정했지만,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경우 당내 이견이 커 의견을 모으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 찬성·해임건의안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크지만, 당내에선 한 총리 해임건의안에 한해 표결을 불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은 19일 이 대표를 향해 가결 투표 선언을 하라고 촉구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명분 없는 단식을 중단하고 국민께 약속드린 불체포특권 포기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이 대표는 단식을 핑계로 도망가지 말고 본인이 말한 대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100번이라도 당당하게 응하겠다는 기개로 체포영장 심사에 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민주당 안팎에선 ‘부결 몰이’가 한창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직접 나서 “부결 역풍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의겸 의원은 19일 BBS라디오에서 “가결이 부결보다 후폭풍이 100배는 더 클 것”이라며 “가결했을 때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질 것을 노리고 영장을 청구하는 건데,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를 집어넣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역풍 우려에 대해 “보수 언론과 검찰이 짜 놓은 프레임”이라며 “(역풍은) 크게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방탄 정당’ 비판이 불보듯 뻔한데도 부결 몰이에 거침이 없는 건 이 대표가 단식 이후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체포동의안 표결이 임박했는데도 이 대표가 계속 침묵하는 건 사실상 기존 입장을 뒤집고 부결에 뜻을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당 안팎에 확산하는 터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강성 지지층의 압박 또한 강해지는 모습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의원들에게 부결을 촉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그 답장을 공유하는 ‘부결 인증 릴레이’도 진행 중이다. 부결 의사를 밝힌 의원 명단을 공유하는 사이트도 개설돼 이날 오후 기준 민주당 의원 총 34명이 여기에 이름을 올려놓은 모습이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런 움직임에 “십자가 밟기”라고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인증에 응하는 건) 헌법상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고 이같이 지적했다.

당 안팎에서 부결 몰이가 거세지만 실제 표결 결과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고심이 깊은 만큼 지난 2월 이 대표 1차 체포동의안 표결 때와 같은 ‘무더기 반란표’ 사태를 배제할 수 없다는 평이 나온다. 원내지도부는 1차 표결 때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각 의원들 의견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부터 원내지도부가 (당내) 많은 그룹의 운영진이나 대표 의원을 만날 예정”이라며 “당의 총의를 모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