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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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ICAO에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요청

加서 의장 면담… “국제기준 신속 개정을”

고도제한으로 건물을 높이 올리기 힘든 서울 강서·양천구 등 김포공항 주변 지역에 개발 청신호가 켜졌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2028년까지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을 추진한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7일(현지시간) ICAO 이사회 의장을 만나 차질 없는 개정작업을 당부했다.

오 시장은 이날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ICAO 본부를 방문해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과 면담했다. 면담에는 이재완 주 ICAO 대표부대사와 박준수 ICAO 항행위원이 동석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의 많은 주민이 기존 항공규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만큼 개정작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ICAO는 1947년 설립된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한국은 1952년 12월에 가입해 2001년 처음 이사국에 선정됐다.

김포공항에 인접한 서울 강서·양천·구로·금천구는 1958년 공항 개항 이후 고도제한으로 높은 건물을 짓기 불가능했다. 서울 전체 면적의 13.2%인 약 80㎢가 이 규제에 묶여 낙후한 저층 주거지역이 됐다. 고도제한은 거리 등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 공항과 바로 붙은 지역은 최고 45m까지만 가능하다. 김포공항 주변 고도제한을 일부라도 풀려면 국제기준 변경이 선행돼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ICAO가 항공 고도제한 관련 국제기준을 70여년 만에 전면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하며 김포공항도 ‘낡은’ 규제를 일부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ICAO는 2025년 이사회 의결 이후 2028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 시장의 ICAO 이사회 의장 면담은 ICAO의 개정 작업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ICAO는 올해 5월 개정 초안을 마련했으며, 내달까지 회원국 의견조회를 한다. 개정안은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건물 등 장애물을 획일적으로 엄격히 규제했던 제한표면(OLS)을 완화해 금지(OFS)·평가(OES)표면으로 이원화하는 것이 골자다. 금지표면은 현재보다 축소하고 평가표면은 해당 국가에 자율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토론토=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