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시장은 살아났지만 우려했던 젠트리피케이션 상황에 백종원(57)이 분노를 나타냈다.
20일 방송한 MBC 특집다큐 ‘백종원 시장이 되다-2부 예산시장의 기적’에는 백종원이 고향인 예산시장을 일으키는 과정을 전했다. 예산시장이 지역 대표공간으로 떠오르자 백종원은 과감하게 휴장을 결정하고 재정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예산시장 내 건물주가 기존 가게 세입자를 쫒아내는 일이 생겼다. 향후 예산시장을 통해 더 큰 경제적 효과를 볼 것 같자 임대 가격을 높이는 것.
백종원은 이런 상황에 대해 “정도껏 해야지. 꼴 보기 싫어 죽겠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방송에서 자신이 단골이라는 한 통닭집을 찾아가 “사장님 나가야 된다면서요?”라며 “저희가 더 미안하다. 괜히 분란 일으켜 쫓겨나는 것 같다”고 사과했다.
통닭집 사장이 오히려 웃으며 “10년 동안 잘 지내다 간다”고 답하자 백종원은 “저희가 뭐든지 말씀만 하시면 다 도와드리겠다. 워낙 좋은 일 많이 하셔서”라고 연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통닭집 사장은 “감사하다. 보물을 얻었다”며 감사 인사를 했고 백종원 역시 “별 말씀을. 제가 감사하다. 우리가 제일 많이 신세진 분”이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예산시장에서 15년간 자리 잡고 통닭집을 운영했던 사장 부부는 최근 건물주의 갑작스러운 퇴거 통보를 받았다.
다른 가게도 비슷한 상황. 한 사장은 “(건물주가) 나더러 커피숍으로 오라 하더니 ‘가게 살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 나가라는 이야기다. 자꾸 돈 때문에 저럴 텐데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백종원은 “나 참 심란하다”고 탄식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죄스럽기도 하고 ‘내 예상이 맞았죠?’ 싶기도 하다”고 속마음을 알렸다.
그는 “이분(건물주)들이 극과 극으로 나뉜다”면서 “어떤 건물주는 (다른 사람이) 시세에 2배를 주겠다고 (건물을 팔라고) 제안하는 데도 (팔지 않고) 시장상인회에 연락해 ‘우리가 어디에 넘겨줘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우리가 인수하게 해준 곳이 있다. 정말 감사한 분들이고 나중에 감사패라도 보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백종원은 “이렇게 밝게 (예산시장을) 지켜주는 분들이 있는 반면에”라고 한숨을 쉬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백종원이 우려한 부분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다. 도심의 특정 지역이나 장소의 용도가 바뀌는 등 변화에 따라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기존 거주자 또는 임차인들이 내몰리는 것인데, 쉽게 말해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면서 건물주 등이 기존 세입자에게 임대 금액을 이전보다 훨씬 더 높게 받으려고 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