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를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며 단식 투쟁 중 병상에서의 자당을 향한 사실상 ‘부결’ 요청 메시지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 동의안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민주당에서 이른바 ‘이탈표’가 상당수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은 찬성 149명에 반대 136명, 기권과 무효는 각각 6명과 4명으로 가결됐다. 체포 동의안은 재석 의원의 과반 출석에 과반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정족수는 148명이다.
무기한 단식 투쟁 중 병원으로 이송된 이 대표와 수감 중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 그리고 미국 순방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하고, 대법원에서의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비례대표 승계자 허숙정 의원을 더한 본회의 참석 가능 총인원 295명과 투표수가 같다.
국민의힘(110명·박진 장관 제외)과 정의당(6명), 시대전환(1명), 한국의희망(1명),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2명) 등 120명이 가결 표를 던진다고 가정한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 28~29명이 가결에 가담하면 체포 동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점쳐졌던 만큼, 민주당에서 이와 같은 수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결 소식을 전한 누리꾼들은 ‘비(非)이재명계’ 민주당 의원들을 뜻하는 이른바 ‘수박’ 색출에 나설 듯한 태세를 보이고 있다. ‘수박을 처단하자’거나 ‘가결표 던진 자를 발본색원 하자’ 등 글이 이 대표 지지자들의 커뮤니티에 쏟아지면서다.
미리 부결 의사를 밝힌 민주당 의원 명단을 정리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표결을 앞두고 110여명의 의원들 이름이 올라왔다. 이 사이트에는 ‘부결을 외치는 국회의원의 정보를 검증사진, 이름, 지역을 기술해 메일로 전달 바란다’는 공지도 있었다.
이 대표의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모금 의혹으로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후인 지난 2월27일 열린 본회의에서는 찬성 139명, 반대 138명, 무효 11명, 기권 9명으로 체포 동의안이 부결됐다. 당시 정족수는 149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