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다 한 시민이 던진 돈다발에 맞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유아인과 그의 지인 최모(32)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검은 양복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나선 유아인은 “그동안 큰 심려를 끼쳐서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다. 법정에서 성실히 답변하고, 제가 드릴 수 있는 의견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증거인멸교사, 대마 흡연 강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경찰은 이미 지난 5월 유씨에 대해 첫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범행 관련 증거들이 상당수 확보돼 있고, 유씨가 기본적 사실관계 자체는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며 기각했다.
이렇게 유씨는 첫 번째 구속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21일 또다시 구속 기로에 섰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약 2시간에 걸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포승줄에 묶여 유치장으로 이동하던 유씨에게 한 시민이 “영치금으로 써라”라고 말하며 만원, 5000원, 1000원 권이 섞인 돈을 뿌리기도 했다.
유씨는 지난 5월 24일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마포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한 시민이 등 뒤에서 던진 커피가 든 페트병에 맞는 굴욕을 당했다.
한편 유씨는 2020년부터 미용시술을 위한 수면마취 명목으로 약 200차례, 총 5억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매수 및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수십 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의 명의로 수면제 약 1000정을 불법 처방받아 투약하고, 지난 1월 공범 최모씨 등 지인 4명과 함께 미국에서 코카인, 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지난 6월 유씨 사건을 불구속 상태로 송치받고, 3개월 동안 보완 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유씨가 마약류 관련 수사 중 지인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미국 현지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도 포착해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