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까. SSG가 피안타 단 2개만 맞고도 패했다. 패배엔 석연치 않은 판정도 한 몫을 해 패배가 주는 충격은 더 컸다.
SSG는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와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6위 KIA와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SSG는 이날 패하긴 했지만, KIA도 한화에 8-14으로 대패하면서 SSG(63승2무60패)와 KIA(60승2무59패)의 승차는 1.0경기로 그대로 유지됐다.
이날 SSG는 선발로 ‘신인’ 송영진을 내세웠다. 순번 상으로는 20일 삼성전에서 선발로 출격할 예정이었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나설 차례지만, 삼성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그의 투구 리듬이나 루틴이 깨질 수 있는 것을 고려해 불펜에서 대기시키고 송영진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전 김원형 감독은 “송영진은 길어야 3이닝을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넉달 만에 선발 등판한 송영진은 1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회 선두 타자 홍창기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2아웃을 잘 잡았지만, 4번 오스틴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는 투런포를 맞고 말았다. 2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송영진은 3회부터 마운드를 엘리아스에게 넘겼다.
엘리아스는 3회부터 9회까지 7이닝을 던지며 이날 경기를 책임졌다. 8회까지 6이닝을 볼넷 하나만 내주는 ‘노히트’ 피칭을 펼치며 호투했다. 9회 선두 타자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았고, 1사 3루에 몰렸으나 신민재의 얕은 좌익수 플라이 때 홈으로 뛰던 박해민을 에레디아가 잡아내면서 7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이날 자신의 몫을 다 했다.
문제는 답답한 타선이었다. LG 선발 켈리에게 6이닝 동안 4안타 무득점으로 묶였다. 켈 리가 물러난 이후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무위에 그쳤다. 7회엔 안타와 볼넷 2개로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최준우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엔 판정의 억울함도 겪었다. 1사 후 에레디아의 볼넷과 최정의 우익선상 2루타, 한유섬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박성한이 1루선상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파울 라인에 걸쳐있던 심판이 타구를 보고 파울 라인 밖으로 피했으나 워낙 타구가 빨라 피하지 못하고 몸에 맞았다.
타구 자체는 파울 라인 밖으로 떨어져 첫 판정은 파울이었지만, 심판진이 모여들어 합의한 끝에 김민성의 글러브에 스친 뒤 심판 몸에 맞았다며 페어를 선언했다. 이에 LG 염경엽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선언했다. 기나긴 판독 시간 끝에 심판진의 판정은 페어. 그래서 3루 주자였던 에레디아의 홈인은 인정됐다. 그러나 1루 주자였던 한유섬이 타구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1루로 귀루했던 것을 문제 삼아 한유섬의 아웃을 선언했다.
이 판정에 김원형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오면서 경기는 10분 이상 중단됐다. 심판진은 김원형 감독의 어필에 적극적으로 실컷 설명한 이후, 김원형 감독이 비디오 판독에 대해 어필을 했다면서 퇴장을 조치했다. 비디오 판독에 대한 어필로 퇴장을 줄 것이었다면 일찌감치 주던가 했어야 했다. 실컷 해명을 다 해놓고 퇴장이라니. 심판진도 자신들의 판정에 자신이 없으니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나서 퇴장을 준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됐다.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의 연속이었다.
어수선한 상황이 지나가고 상황은 2-1, 2사 1,3루가 됐다. 10분이 넘는 경기 중단 끝에 재개된 경기에서 LG 불펜 백승현은 오태곤을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은 끝마쳤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서 SSG는 1사 뒤 김강민이 볼넷을 골라내며 동점의 불씨를 되살렸다. 그러나 최준우가 3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고, 추신수가 2루수 방면 깊은 타구를 날렸지만, 시프트로 자리잡고 있던 신민재가 잡아내며 경기는 그대로 2-1 LG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