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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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생 강간살해범, 27년만에 사형 집행...끝까지 “안 죽였다” 결백 주장

미 오클라호마주에서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 앤서니 산체스(44). 오클라호마=AP연합

 

미국 오클라호마주 당국이 27년전 대학생을 강간 및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 중이던 40대 사형수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

 

21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법무부는 매칼리스터시의 주립 교도소에서 앤서니 산체스(44)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AP 통신, 폭스뉴스, CBS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치사량의 약물을 주사하는 방식으로 형이 집행됐고, 오전 10시 19분께 사망 선고를 받았다.

 

앤서니 산체스는 1996년 12월 오클라호마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줄리 버스켄(당시 21세)을 납치해 성범죄를 저지르고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사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사건은 범죄 현장에서 찾은 DNA 증거가 절도죄로 복역 중인 산체스의 DNA와 일치할 때까지 수년간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수사관들은 DNA를 뒤늦게 확보해 산체스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당시 버스켄 옷에서 나온 정액과 산체스의 DNA가 일치했고, 결국 그는 2006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DNA가 다른 사람의 것일 가능성은 94조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체스는 오랫동안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왔고, 지난 3월에는 아버지 토마스 산체스가 자신에게 본인이 범인이라고 자백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국은 DNA 검사를 실시한 결과 토마스 산체스는 범인이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산체스는 올해 초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DNA는 조작됐다. 그것은 내 DNA가 아니다. 나는 첫날부터 그렇게 말해왔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심지어 그는 형이 집행되기 직전까지도 “나는 결백하다”,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고 외쳤다고 전해졌다.

 

사형 집행 전 산체스의 변호사는 사건을 검토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사형 집행 유예를 요청했지만,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 요청을 기각했다.

 

이날 형 집행에 참석한 젠트너 드러먼드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줄리 버스켄이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지 약 27년 만인 오늘 정의가 실현됐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평화를 찾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산체스의 사형 집행은 올해 오클라호마주에서 이뤄진 세 번째 사형 집행이다. 오클라호마주는 2015년 방법에 대한 우려로 사형 집행을 약 6년간 중단하다 2021년부터 재개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