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 연구소(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가 최근 발행한 세계 암 보고서 Globocan 2020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221만 명의 사망 원인이 폐암이라고 발표된 바 있다.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다른 질병과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며, 건강에 이상을 느껴 진단을 받았을 경우 약 50% 이상 3~4기에 해당하고 이때 수술할 수 있는 경우는 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암을 극복하기 위한 제일 나은 방법은 바로 ‘조기진단’이다. 그러나 폐암 검진에 사용되는 흉부 X선 촬영 및 저선량 흉부 단층촬영의 진단율 및 양성 예측률이 낮아 조기진단이 어렵고 환자가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폐암 조기진단의 불편한 환경 및 정확성을 개선하기 위해 폐암 진단기기를 개발하는 씨디바이오의 백경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씨디바이오(CDBIO)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한다면?
우리회사는 폐암 조기진단에 있어 정확성과 편의성이라는 난제를 개선하기 위해 설립된 바이오 테크놀로지 회사로, 편의성을 위해 비침습적 진단기술에 초점을 맞춰 호흡 분석을 통한 질병 진단기술에 주목하였다. 나노 물질인 리튬내포풀러렌을 활용한 초분자센서를 개발해 호흡으로 폐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Q. 호흡 분석을 통한 폐암 진단의 원리는 무엇인가?
우리가 흡입하는 산소의 90% 중 4~5%의 산소는 활성산소의 생성에 사용된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있는 단백질에서 전자를 빼내 DNA 및 세포 구성 성분을 공격해 세포에 피해를 주거나 죽이는 물질이기 때문에 몸속에서 제거되지 않으면 세포 구조를 심하게 손상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라 한다.
산화스트레스로 인해 암, 당뇨병,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 및 폐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영향으로 대사과정이 변경되면서 수많은 휘발성유기물질(VOCs)가 발생하게 되는데, 최근 Nature, Elsevier, BioMed Central, Taylor and Francis 등 세계적인 학술지를 통해 휘발성유기물질이 바이오마커로 수많은 질병의 대한 임상정보가 담겨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폐암 진단기기 역시 호흡을 통해 방출되는 휘발성유기물질을 분석하는 원리이다.
Q. 호흡을 통한 폐암 진단으로 편의성이 확보되었다면, 정확성은 어떤 원리로 진단할 수 있는가?
우리는 ‘정확성’을 해결하기 위해, 또한 폐암 조기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리튬내포풀러렌을 활용한 분자센서 기술’을 사용했다. 이는 물질물리학과 전기화학을 응용한 센서로 지금까지 개발된 바이오센서 중 가장 높은 정밀도를 자랑한다. 풀러렌이란 탄소 원자가 축구공 모양으로 배치된 분자이다. 탄소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원소 중 하나이며 생명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 탄소원자는 나노 세계에서 어떤 조합으로 배열되느냐에 따라 많은 특성이 달라지는데, 축구공 모양으로 배열된 풀러렌은 속이 비어 있는 진공상태인 분자성 물질이기 때문에 그 속에 다른 물질을 집어넣을 수 있다.
암 치료 분야에서는 풀러렌 속의 빈 곳을 이용해 암세포에 필요한 약물을 보관하고 운송하여 특정 암세포가 있는 곳에만 치료제를 전달하도록 하는 원리이다. 이 분야 역시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이때 축구공 모양의 풀러렌 속에 리튬이온을 넣은 새로운 나노물질이 바로 ‘리튬내포풀러렌’이며, 이 성분을 이용해 정확한 폐암 진단이 가능하다.
씨디바이오는 풀러렌 안에 리튬이온을 넣기 위해 일본 도호쿠대학교(Tohoku Univ) 거대 분자 분석 연구소(巨大分子解析研究, Research and Analytical Center for Giant Molecules)를 총괄하고 계시는 세계적인 석학 권은상 교수의 같은 대학교 동료인 카사마 야스히코(Yasuhiko Kasama)박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Q. 분자센서와 리튬내포풀러렌에 상관관계에 대해 정리하자면?
연구진들은 호흡분석에 대한 논문 약 4,800여편의 문헌분석을 통해 폐암환자의 호흡에서 공통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표출한 휘발성유기물질들을 확인했고, 이 중 잠재적 바이오마커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되는 특정 휘발성유기물질을 설정했다. 그리고 이 특정 휘발성유기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인체에 무해한 전해질 수용액에 적합한 초분자 화합물을 개발한 후, 이 초분자 화합물을 리튬내포풀러렌과 합성하여 초분자센서를 개발했다.
이 초분자센서에는 다양한 전도층이 존재하며 우리가 검출하고자 하는 잠재적 바이오마커 가능성이 높은 특정 휘발성유기물질에 대한 에너지 준위가 미리 설정되어 있으며, 리튬내포풀러렌의 높은 화학반응성과 결합하여 센서의 감응력이 극대화될 수 있었다.
그동안 실험을 하고 논문을 분석한 결과, 정상인에 비해 폐암환자의 호흡에서는 초분자센서와 특정 휘발성유기물질 사이에 유의미한 전자의 이동이 많이 이루어지게 되며, 이는 CV측정에서 특정 구간에 보다 높은 미세전류 값이 측정되게 되고, 측정된 미세전류 값을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하여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이 결과를 통해 정상인과 폐암환자와의 차별성을 도출하는 것이다. 즉 한 마디로, 마치 음주측정을 하듯이 폐암을 진단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폐암 진단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여러 분야에 응용하여 쓰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