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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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어기구의 ‘부결’ 인증샷에 개딸들 칭찬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체포 동의안 표결서 ‘부결’ 인증샷 확산
李 지지자들 커뮤니티에서는 ‘이 정도는 인정’ 등 반응 이어져
지난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기구 민주당 의원의 ‘부결’ 인증샷.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로 강성 지지층의 분노가 촉발된 상황에서 같은 당 어기구 의원의 ‘부결표’ 인증샷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떠돌고 있다.

 

22일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제목 등 게시물이 올라왔다. 자세히 살펴보면 어 의원의 이름과 ‘국회의원(이재명) 체포동의안’의 가·부란에 ‘부’가 적힌 사진 한 장이 담겨 있다.

 

결과적으로 이 사진은 어 의원의 투표용지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함에 용지를 넣기 전 어 의원이 미리 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어 의원은 당원과 지역위원장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사진을 올렸으며, 처음부터 투표 내용을 공개할 생각으로 사진을 찍어둔 건 아니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일반 선거에서 기표한 투표용지 촬영은 엄연한 불법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기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사진으로 찍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사례처럼 무기명 투표가 원칙인 상황에서 투표용지를 외부에 공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따로 없다는 게 국회 사무처의 입장이기는 하나,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정작 비밀투표의 원칙을 어겼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어 의원의 ‘투표 인증샷’은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로 흘러들면서 생각지 못한 ‘칭찬’까지도 뽑아냈다. 한 누리꾼은 ‘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며 ‘어기구 인정’이라고 글을 올렸고, 다른 누리꾼도 ‘이건 인정’이라고 비슷하게 반응하면서다.

 

다만, ‘살고 싶었구나’ 등 마냥 칭찬으로만은 볼 수 없는 댓글과 함께 어 의원을 향한 비판도 간간이 눈에 띄어 어쩐지 보는 이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