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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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으로 플라스틱도 뚫는 열대불개미, 생태계교란종 지정

환경부 "국내 서식 확인되진 않았지만 적극 관리 필요"
유입주의종 목록엔 유럽녹색꽃게·블랙맘바 등 150종 추가

큰 턱과 독침을 지녀 농작물 피해와 쏘임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열대불개미가 유입주의종으로 지정된 지 1년 만에 생태계교란종이 됐다.

환경부는 '생태계교란 생물 및 유입주의 생물 지정 고시'를 개정해 유입주의종 150종을 신규 등재하고, 유입주의종이던 열대불개미를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환경부 제공.

이로써 유입주의종은 557종에서 706종으로, 생태계교란종은 1속(붉은귀거북속 모든 종) 36종에서 1속 37종으로 늘었다.

국내 생태계를 해칠 우려가 있어 관리가 필요한 외래생물 가운데 아직 유입되지 않은 경우에는 유입주의종, 이미 들어온 경우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될 수 있다.

남미 출신인 열대불개미는 적갈색이고 몸길이가 2∼5㎜다. 10만마리 정도로 군체를 이루며 깊이 1.5m의 땅굴을 짓는다.

큰 턱으로 식물 껍질을 벗겨 수액을 마시는 과정에서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관개수로와 전선을 훼손한 사례도 보고됐다. 독침을 지니고 있어 사람과 가축을 쏘기도 한다.

작년 부산 감만부두에서 군체가 발견됐지만 모니터링 결과 추가 개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올해는 베트남 국적 관광객 가방에서 여왕개미가 나온 사례가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열대불개미의) 국내 서식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붉은불개미와 유사하기 때문에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해 선제적·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고시 개정으로 새롭게 유입주의종이 된 생물 가운데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100대 악성 외래침입종' 목록에 있는 얼룩무늬담치와 유럽녹색꽃게가 있다.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블루길(파랑볼우럭) 친척인 펌프킨시드블루길, 토종 가물치와 유사해 국내에 정착할 가능성이 큰 얼룩가물치, 온대식물이고 번식력이 강한 이탈리아엉겅퀴 등도 유입주의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목록에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가는잎돼지풀, 강한 신경독을 지닌 블랙맘바(검은맘바코브라), 물리면 심할 경우 심부정맥을 발생시키는 남미검은배너구리거미 등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생물도 포함됐다.

펌프킨시드블루길(왼쪽)과 얼룩가물치(가운데), 이탈리아엉겅퀴(오른쪽)

생태계교란종과 유입주의종은 원칙적으로 수입·반입·사육·재배·방사·이식·양도·양수·보관·운반·유통하면 안 된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 지정되는 외래생물 목록을 동식물 수입업체와 관세사 등에 홍보해 적절히 관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