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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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다음 날 ‘욱일기’ 들고 “조센징” 외친 60대… 폭행 40대 탈북자에 징역 3년 [사건수첩]

“친일파냐” 화내며 벽돌 등으로 폭행
국민참여재판서 살인미수 무죄 평결
1심 특수상해 인정해 징역 3년 선고

삼일절 다음 날 욱일기를 본뜬 그림을 들고 다니며 ‘조센징’ 등의 발언을 한 60대를 폭행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탈북자 출신인 이 남성은 격분해 벽돌 등을 들고 수차례 상해를 가하면서 살인미수 혐의까지 덮어썼지만, 법원은 특수상해 혐의만 인정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주영)는 최근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평결 등을 종합해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 40대 남성 A씨에게 이처럼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벽돌과 돌멩이로 피해자를 수차례 때려 상해를 가한 건 불법성의 정도가 중하다”면서도 “배심원은 공소사실(살인미수)을 무죄로 인정하는 평결을 제시했고, 재판부의 심증에도 부합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탈북자인 A씨는 지난 3월2일 오후 경기 파주시 금촌 시장에서 욱일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1인 시위를 한 60대 B씨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를 발견한 A씨는 “친일파냐, 뭐하는 짓이냐?”고 화를 냈으나 B씨가 “조센징 놈들”이라고 받아치자 이성을 잃고 벽돌 등으로 B씨를 폭행했다.

 

수사 기관은 A씨에게 살인 의도가 있다고 보고 살인미수죄를 적용해 기소했으나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살인의 고의성이 명확하지 않다며 이를 무죄로 평결했다. 반면 특수상해는 인정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