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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기각’ 이재명 “국민 국가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할 수 있는지 경쟁하는 정치로 되돌아가길”

입력 : 2023-09-27 06:16:22
수정 : 2023-09-27 06: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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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휠체어 대신 지팡이 짚고 '자력 출석' 강한 의지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박2일은 드라마틱했다. 잠시 휘청이기도 했지만 이내 일어서 '기각' 판정을 받았다.

 

뉴스1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관한법률상 배임과 제3자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대표는 전날(26일) 오전 8시29분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지난 23일 24일차 단식을 중단한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휠체어 대신 지팡이를 짚고 '자력 출석'의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검은 정장에 흰 셔츠, 노타이 차림의 이 대표는 휠체어 대신 지팡이를 짚고 자력으로 걸어 나왔다. 병상에 누워있을 때와 비교하면 면도는 물론 머리 일부를 염색까지 한 듯한 모습이었다.

 

병원 앞에는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과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비서실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마중 나온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고 최고위원에게 '정말 고생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고 고 최고위원, 서은숙 최고위원 등은 하늘을 응시한 채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서영교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눈은 총기가 있었지만, 앞 사람을 보지 못하고 약간 휘청였다"면서도 "휠체어를 안 타려고 이 대표가 마음을 먹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법원 내부까지 약 50m 거리를 지팡이를 짚고 우산을 든 채 걸어 이동했다.

 

법원 측은 단식 후유증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휠체어를 준비했지만 이 대표는 자력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해 온 미음으로 법정 내부에서 약 40분 간의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다시 심사에 돌입했다. 9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였다.

 

이후 서울구치소로 이동한 이 대표는 기각 판단으로 석방됐지만, 결국 구치소 정문까지는 휠체어에 올라탄 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지지자들과 자신을 기다린 동료 의원들을 보고 지팡이를 짚은 채 걸어 나와 일일이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서울구치소 앞 입장 발표를 통해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닌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경쟁하는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란다"며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 준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준비된 차량에 탑승한 뒤 오전 4시쯤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