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소다(35·본명 황소희)가 일본에서 공연 도중 관객들에게 성추행당한 당시를 떠올리며 옷차림을 이유로 2차가해를 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에브리원·라이프타임 ‘나는 지금 화가 나있어’에 출연한 DJ소다는 “평소와 똑같이 무대 마지막에 노래를 부르면서 내려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그런데 갑자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사실 내가 이 말을 하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배우 권율은 “누구든 그런 일을 당하면 마음이 힘들고 안 좋았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DJ 소다는 “평소처럼 노래를 부르면서 팬들에게 가는데, 여러 명이 내 가슴을 만지더라”고 말했다. “한쪽 손에는 마이크를 들고 있었다. 또다른 쪽에서 한쪽 팔을 잡아당기니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옷 속으로 손이 들어오더라. 해외 공연을 하면서 처음이었다. 끝나고 나서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더라. 이렇게까지 수치스러운 경우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덱스는 “선이라는 게 분명히 있는 건데 확실하게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권율 역시 “이건 범죄”며 분노했다.
사건 이후 DJ 소다에게는 ‘피해자 탓’이라는 조롱과 함께 2차 가해도 가해졌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이 자신의 DJ 소다를 겨냥해 ‘꽃뱀’이라고 칭하는가 하면, 일부 누리꾼들은 DJ 소다의 옷차림을 지적하며 “그렇게 입고 갔으면 만져달라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DJ소다는 사건 후 일주일 만에 몸무게 5㎏이 빠질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DJ 소다는 “저뿐만 아니라 이런 (성추행) 피해자들이 정말 많을 걸 알게 됐다”라며 “제가 제일 많이 받는 메시지가 ‘아무리 외쳐도 자기들의 작은 목소리는 들어주지 않는다’는 거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야기하게 됐다”며 방송 출연 동기를 밝혔다.
더불어 “프로로서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사회적 규범 안에서는 나의 자유로움을 의상으로 표현한다”며 “내가 어떤 옷을 입던 성추행과 성희롱은 결코 정당화가 될 수 없음을 말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DJ 소다는 지난달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뮤직 서커스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던 중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해당 축제를 주최한 일본 공연 기획사 트라이하드 재팬은 지난달 21일 성명 미상의 남자 2명과 여자 1명 등 총 3명을 동의 없는 음란행위와 폭행 혐의로 오사카 현지 경찰에 고발했다. 용의자들은 모두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