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한반도에 핵전쟁 위기가 고조됐다면서 한국과 미국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김 대사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조선반도는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했다”며 “적대세력의 무모한 군사적 모험과 도전이 가중될수록 국가 방위력 강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도 정비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미가 “‘정권 종말’, ‘평양 점령’과 같은 유엔 헌장의 원칙과 목적을 난폭하게 유린한 히스테리적 대결 망언을 떠들고 있다”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투입, 한·미·일 3각 공조 강화가 위기 고조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김상진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이에 개별 발언을 신청해 “북한은 비논리적이고 황당무계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엔 회원국 외교관들을 향해 “완전히 민주화되고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는 법치국가인 한국이 미국과 공모해 핵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북한의 억지를 믿는 분들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한국, 일본과 함께 오랫동안 실시해 온 양자, 3자 군사훈련은 순전히 방어적 성격”이라고 김성 대사 발언에 반박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서 “핵무기를 과시하는 풍조가 다시 일고 있다. 이것은 광기다”라며 “언제든, 어느 곳이든, 어느 상황에서든 핵무기 사용은 엄청난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김성 대사의 핵전쟁 위기 언급에 우려를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