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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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한 승차감으로 승부하는 도요타 알파드 [시승기]

“자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주차장. 운전기사의 정중한 안내와 함께 도요타의 플래그십 미니밴 알파드가 스르르 미끄러지며 출발했다.

 

알파드의 주행 모습. 토요타코리아 제공

2열에 앉아 푹신한 시트에 몸을 파묻고 암레스트에 놓여있는 스마트폰 크기의 터치식 무선 컨트롤러를 조작해봤다. 에어컨, 좌석 각도, 조명, 창문 셰이드 등의 설정을 변경할 수 있었다. 

 

상황에 따라 최적의 환경을 미리 설정해둔 스마트 컴포트 버튼을 누르고 ‘드림’ 모드를 설정하자 시트가 뒤로 젖혀지면서 안마 기능이 작동했다. 동시에 전체 조명이 꺼지고 창문은 셰이드로 가려져 어두우면서 아늑한 환경이 조성됐다. 온도는 현재보다 2도 높아지게 설정돼 시트에 온기가 느껴졌다. 

 

이어 ‘집중하고 싶을 때’라는 설명이 붙은 ‘포커스’ 모드로 설정하자 시트가 원래 위치로 돌아오면서 온도는 낮게 조절되고, 중앙 오버헤드 콘솔에 은은한 푸른색 조명이 켜졌다. ‘에너지를 얻고 싶을 때’라는 설명이 붙은 ‘에너자이즈’ 모드는 시트 각도가 직각에 가깝게 조절되고 암레스트와 다리받침까지 시트 전체가 따뜻해졌다.

 

여러 조작을 하다 보니 차량은 이미 복잡한 도심을 지나 고속도로에 접어들고 있었다. 문득 그사이에 바닥의 굴곡 등 도로 환경에 따른 차체의 흔들림이나 소음을 거의 못 느꼈다는 자각이 들었다.

 

이후 암레스트에서 내장 테이블을 꺼내 펼쳐놓고 노트북 컴퓨터를 올려봤다. 이 상태로 약 30분 동안 일을 했는데 차체가 정숙해 다른 차에 비해 피로감이 덜 느껴졌다.   

 

신형 알파드는 무엇보다 이런 안락함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스가마 타카히로 알파드 개발 담당은 “‘쾌적한 이동의 행복’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승차감에 가장 신경을 썼다”며 “등받이와 암레스트 부분에 저반발 메모리 폼 소재를 사용해 몸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하고,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주파수인 10~15Hz를 저감하는 등 여러 기술을 적용해 고급 세단과 같은 승차감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알파드 내부 2열의 모습. 토요타코리아 제공

알파드는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에 최적화된 차량이다. 이에 따라 이날은 2열에 먼저 탄 뒤 운전석에 앉아서 직접 운전을 하는 순서로 시승이 이뤄졌다. 

 

운전석에 앉으니 완전히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곡선으로 운전자를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디자인의 전면부에 1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가운데 설치해 시원한 시인성을 확보했다. 토요타코리아는 ‘고급 요트의 선장이 된 듯한 운전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왼쪽부터 카라시마 토모아키 프로젝트 매니저, 스가마 타카히로 개발 담당, 콘야마 마나부 토요타코리아 사장, 요시오카 켄이치 치프 엔지니어. 토요타코리아 제공

알파드는 매끄럽고 부드럽게 속력을 냈다. 다만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을 때 엔진 소리가 크게 들리는 편이였다. 그 외에는 2열의 정숙성이 1열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알파드는 일본에서 VIP 의전용으로 잘 알려진 차량이다. 이번 신형이 4세대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국내에 최상위 단일 트림으로 출시돼 독보적인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을 개척할지 주목된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