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2024년 상반기까지 만기계약 60% 역전세·10% 깡통전세 위험"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도래 전세 계약 중 60%는 역전세, 10%는 깡통전세 위험이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역전세는 부동산 시장 하락세로 인해 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말하며, 깡통전세는 주택 매매 시세가 전세보증금에 못 미치는 곳을 말한다.

 

29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신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전세계약 중 역전세 위험가구는 59.4%인 65만4000호, 깡통전세위험가구는 10.9%인 11만2000호로 추산됐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기준으로 잔존 전세계약 중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을 52.4%,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을 8.3%로 추산했는데 이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예산정책처 분석 결과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인천(63.8%)이었고,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66.8%) 비중이 높았다.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비수도권(14.6%)과 오피스텔(25.3%)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역전세 위험가구의 역전세 차액(전세보증금과 전세시세 간 격차)은 평균 7319만원으로 전세보증금의 19.5% 수준이었다.

 

깡통전세 위험가구의 깡통전세 차액(전세보증금과 매매시세 간 격차)은 평균 2345만원, 매매시세의 11.2%로 분석됐다.

 

이처럼 깡통전세 및 역전세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전세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집주인에 대한 대출 규제완화를 지난 7월 27일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규제완화가 세입자는 물론 갭투자에 실패한 집주인을 보호해 도덕적해이 조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예산정책처는 “집주인들이 역전세로 인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무리한 갭투자의 결과일 수 있다” 면서 “전세 반환대출 규제완화는 집주인이 보유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도 부채를 돌려막을 길을 열어줘 갭투자 실패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시장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수도권 곳곳에서 매매와 전세가격 신고가 거래가 체결되며 하반기 ‘역전세난’ 우려는 자취를 감추는 모양새다.

 

하반기 역전세난 우려가 가장 컸던 서울은 최근 전세가격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이 같은 우려가 거의 사라졌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3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8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주 상승률(0.17%) 대비 0.03%포인트 상승 폭이 확대됐다. 올해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주 0.13%에서 이번 주 0.12%로 소폭 줄어든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