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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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특권·혜택 비자발적으로 박탈돼 고통스럽다... 멋져 보이는 자리와 지위 모두 없어져”

지난 영상에서는 尹 대통령 겨냥 ‘초조해 보인다’ 주장…이번에는 ‘경제 민주화’ 언급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조민, 자기 나름 생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좋아 보여”
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알릴레오 북's 109’회 유튜브 영상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절부터 법무부 장관에 올랐던 때에 이르기까지 지난날을 돌이켜보면서 “특권과 혜택 이런 것들이 비자발적으로 박탈된 것 같다”고 되짚었다.

 

조 전 장관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 29일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알릴레오 북's 109회-우리 사람이 되긴 힘들어도 괴물이 되진 말자’에 출연해 “모교 교수가 되는 영광을 차지했고, 모교 교수라는 지위 때문에 분에 넘치는 평가와 칭찬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들어가고 법무부 장관이 되고 난 뒤에 빛나 보이고 멋져 보이는 자리와 지위는 모두 없어졌다”며 “그게 제 현실인 것 같고 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그런 상황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 때 서울대 교수로 강단에 올랐던 일이나 법무부 장관으로 문재인 정부의 주요 인사가 됐던 시간이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모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고 조 전 장관이 돌아본 것으로 비친다. 조 전 장관은 “만 4년, 햇수로 5년을 견디고 버틸 수 있었던 건 응원과 격려, 위로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그 점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날 영상은 추석 연휴를 훨씬 앞둔 지난 15일 노무현재단이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던 ‘알릴레오 북's 108회’ 2부 성격으로, 두 번째 영상에서도 신간 ‘디케의 눈물’ 속 문장을 읽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쪽으로 주된 초점이 맞춰졌다.

 

앞선 영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석상에서의 잇따른 ‘공산전체주의’ 표현 언급을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초조함의 발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던 조 전 장관은 이번에는 ‘경제 민주화’를 꺼내 들고 “우리가 공개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욕하고 술자리에서도 비판하지만, 기업 오너에 대한 비판은 모두 삼간다”고 봤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은 “부가 소수에 집중되고 한 사회의 부를 소수가 독점하다 보면, 민주주의는 위축된다는 게 공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 영역이 아닌 나머지 쪽에서는 항상 부를 독점한 사람의 발언권이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고, 부를 가진 사람이 언론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정치 등을 통해 국회의원을 후원하거나 카르텔을 만든다거나(방식으로) 이익을 관철하려 하지 않겠나”라는 주장도 폈다.

 

조 전 장관을 ‘조국 박사’라고 부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원1표’의 경제 논리가 사회를 전체적으로 지배하지 못하도록 견제해야 한다”며 조 전 장관의 말을 거들었다. ‘1원 1표’는 민주주의 투표의 원칙인 ‘1인 1표’에 빗댄 것으로 그만큼 자본력이 강한 인물이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유 전 이사장은 책 속에 언급된 프랑스의 한 철학자 글 중 ‘특권 계급으로부터 추방되고 그러면서도 혜택받지 못한 계급으로는 수상쩍은 눈길을 받으면서’라는 대목이 현재 조 전 장관의 삶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도 안타까워했다.

 

이어진 유 전 이사장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는 말에 조 전 장관은 “제 스스로 혜택받은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혜택이 박탈된 데 고통스럽지만 그 역시 받아들인다”면서 “제가 책임져야 될 게 있다면 (그게) 도덕적이든 법적으로든 책임지겠다”고 우선 답했다. 자신이 현재 재판 받는 중인 점을 언급하고는 “상황이 마무리되고 나면 어떤 길을 걸어야 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며 “추상적으로는 ‘길이 없는 길’을 만들어가고 걸어가겠다는 정도만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이사장은 유튜버로 활동 중인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를 두고 “진료실에서 환자를 돌보는 것도 매우 보람 있는 일이지만 (그 생활을) 타의에 의해서 할 수 없게 된 형편이기 때문에 자기 나름 생활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보기 좋더라”며 말했고, 조 전 장관은 “의도적으로 (딸이) 더 밝고 명랑한 모습을 보이려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는 말과 함께 현 상황을 터널로 비유하고 그 시간이 언젠가 끝난다는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