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를 하다 0.01초 차로 금메달을 놓친 한국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대표팀을 일본 외신도 안타깝게 바라봤다.
최인호(논산시청), 최광호(대구시청), 정철원(안동시청)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전날(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4분5초702의 기록으로 대만(4분5초692)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리 대표팀은 막판 역전을 당해 금메달을 놓쳤다.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승리를 예감하고 결승선 앞에서 안이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정철원은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허리를 펴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때 이른 세리머니에 나섰다. 이때 뒤에 있던 대만 선수가 발을 쭉 뻗어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국 한국은 0.01초 차로 쓰라린 역전을 허용했다.
우승으로 착각하고 태극기 세리머니에 나섰던 한국 선수들은 뒤늦게 공식 기록을 확인한 뒤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울먹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대표팀 관계자들도 경기 영상을 확인하고 심판진 설명을 듣고 나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진 못했다.
한국 롤러스케이트는 이번 대회 종목 일정이 시작된 지난달 30일 이래 사흘 연속 금빛 질주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이날은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3일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남자 3000m 롤러스케이트 계주에서 한국이 골인 직전에 포즈를 취하다 금메달을 놓쳤다”며 “한국은 우승 세리머니를 했으나 전광판에는 대만의 우승이 표시됐다. 한국 선수가 포즈를 취하는 틈에 대만 선수가 왼발을 뻗어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이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 순간의 실수로 인해 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는 “한국은 금메달을 따면 2년 가까운 병역이 면제된다”며 “이번 멤버 중에는 아직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은 선수(정철원·최인호)가 있었다. 그들은 곧 군에 입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대회(2026년 아이치·나고야)부터는 롤러스케이팅이 정식 종목에서 제외된다. 두 번째 병역 면제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