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내가 제일 잘하고, 내가 에이스라고 생각했지만 세계무대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김단비(우리은행)가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남겼다.
김단비는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여자농구 4강전에서 일본에게 58-81로 진 뒤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며 은퇴의 뜻을 내놨다. 이날 패한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오는 5일 오후 5시 북한과 동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는 김단비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예정이다.
김단비는 한국 여자농구가 일본과 비교해 국제경쟁력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김단비는 “친분이 있는 일본 선수들은 ‘훈련보다 운동이 더 힘들다’고 할 정도로 경기를 앞두고 수많은 경쟁을 펼친다”며 “일본 선수들은 자기들끼리 힘들게 경쟁하고 경쟁 속에서 경쟁하다가 대표팀 자리에 왔고, 또 그렇게 나와서 게임을 뛴다”고 강조했다.
김단비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잘한다고 최고가 될 수 없다”며 “저 역시 한 번씩 ‘나 정도면 됐지, 이 정도만 하면 되겠지’ 생각을 하고 임하다 보니 정체가 됐다”고 돌아봤다. 김단비는 “저 역시 배워야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며 “우리은행으로 이적을 선택한 이유 역시 이런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단비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이어갔다. 그는 “리그에서 연봉을 많이 받고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아도 국제대회 나오면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며 “후배 선수들은 정체되지 않고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 단계씩 성장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또 김단비는 “저는 안 좋은 선수였긴 하지만 후배들은 시간이 지나서 계속 발전하고 일본을 다시 이길 수 있는 국가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단비는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웃으며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다음 북한전이 제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가 된다”며 “어떻게든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고 끝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은퇴하는 언니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동메달이라도 꼭 따서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