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예정이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고·국제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가 현 정부 출범 이후 존치하기로 결정된 가운데 자사고·특목고 진학생 중 절반 가까이가 서울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학교 선택권 존중을 위한 조치였지만 서울 출신 학생이 늘면서 지역간 교육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2018∼2022년) 전국 중학교 졸업생 진로 현황’ 분석 결과 자사고와 특목고(과학고·외고·국제고)에 진학한 중학생의 43.2%(7910명)가 서울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출신 학생의 46.5%는 대형 학원가가 형성돼 있는 강남 3구와 양천구, 노원구 출신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역 출신 학생의 자사고·특목고 진학 비율은 증가했는데 2018년 전체 진학자 비율은 18.4%에서 2019년 18.7% 2020년 18.9%, 2021년 19.2%, 2022년 19.7%로 매년 늘어났다.
자사고 진학 학생의 비율은 특히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8년 전체 진학생의 강남3구·양천구·노원구 출신 중학교 졸업생 비율은 24.3%였지만 2022년 28.2%까지 올랐다. 반면 과학고의 경우에는 2018년 12.6%에 달하던 강남 3구·양천구·노원구 출신 비율이 8.0%까지 하락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자사고 진학 비율이 증가하고 과학고 진학이 줄어든 것이 최근 ‘의대 쏠림’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과학고 재학생이 의대에 진학할 경우 재학 중 지급된 장학금을 회수하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기간이 강남 3구‧양천구‧노원구 출신 중학교 졸업생의 과학고 진학이 줄어든 시점과 겹친다”고 설명했다.
실제 과학고는 이공계열 인재 양성을 위해 세금으로 운영된다. 재학생이 의대 계열에 지원할 경우 장학금 등 지원액을 회수해야하며 추천서도 받을 수 없다.
서 의원은 “자사고와 특목고 입시에서 서울 사교육 중심지의 영향력이 입증된 만큼 고교다양화 정책의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