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일을 일주일 앞둔 4일 국민의힘은 정부·서울시·강서구로 이어지는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실질적인 지역발전론을 내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며 소속 의원들을 강서구 행정동별로 배치하는 등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양당 모두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이번 보선에서 패배한 정당은 그 후유증이 상당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재개발·재건축과 고도제한 완화 등 민생 현안 해결을 약속하며 김태우 후보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특별사면된 만큼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마음)’과 집권 여당 메리트를 들어 실질적인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국민의힘 출신인 만큼 김 후보가 당선돼야 정부·여당의 전폭 지지를 받아 지역 숙원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이뤄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당지도부가 총력을 다한 만큼 선거에서 크게 패한다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기초단체장을 뽑는데, 당이 그렇게 전력을 쏟아부을 정도로 한다는 건 뭔가 취약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며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강서구가 야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패배하더라도 충격이 아주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쉽지 않은 선거겠지만, 패배한다면 내년 총선 전 예방주사를 세게 맞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총괄선대위원회에 최고위원단을 배치하는 등 총력 체제로 전환했다. 또 소속 국회의원을 20개 조로 편성, 동별 선거운동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진교훈 후보자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서구민께서 윤석열정부 심판을 시작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최고위 직후에는 재개발·재건축 정책간담회를 열고 김포공항 인근 고도제한 완화 등을 위한 예산·입법 지원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민주당 소속인 서삼석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후 정국 주도권을 탈환했다고 판단, 연일 대여 공세를 펼치고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기화로 내년 총선까지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단식 이후 건강을 회복 중인 이재명 대표도 사전투표를 앞두고 온라인을 통한 투표 호소에 나설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강서구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만큼 민주당은 우세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또 민주당이 패한다면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이후 가까스로 붙잡은 정국 주도권을 다시 뺏길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총력전에 나서니 우리도 맞대응한 격”이라면서도 “패배한 정당은 당의 권력 지형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