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지난 1일 아시안게임 중국 응원 비중이 91%를 기록한 사태와 관련해 여당은 국정원 조사와 ‘댓글국적표기법’ 통과를 촉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여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의 배후에 친민주당 세력이 있다고 보고 “‘드루킹 시즌2’로 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포털사이트 다음의 ‘중국 응원 91% 사태’를 언급하며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여론조작 드루킹의 뿌리가 방방곡곡에 파고들어가 망동을 획책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정원 조사와 김 대표 본인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댓글국적표기법 통과도 촉구했다. 김 대표는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공 의혹과 해외로부터의 우회적 조작 의혹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며 국정원에 조사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댓글국적표기법과 관련해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해 댓글 조작이나 여론조작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댓글에 국적을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포털사이트 등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만명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댓글 서비스를 제공할 때 접속 장소를 기준으로 이용자의 국적 또는 국가명을 함께 표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VPN(가상 사설망)을 통해 접속한 경우 우회접속 여부도 명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지도부는 입을 모아 수사기관과 관계 부처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이번 사태는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는 드루킹 시즌 2로 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검찰·경찰 수사는 물론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의 제재, 국정조사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를 드루킹 사건에 빗대 “특정 반국가세력이 국내 포털을 기점 삼아 광범위한 여론조작을 하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네이버·카카오 등이 여론 조작행위를 방치하고 있다며 검찰·경찰·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통위 등 관계기관이 나서서 여론조작 세력을 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